해외 물산업 진단-파키스탄,솔로몬,필리핀,조지아
수자원공사 해외물산업 역량강화로 초석을 심어야
해외 물산업 운영관리사업에도 K 열풍을 담아내자
한국수자원공사가 해외물산업을 개척한지도 30여년을 넘기고 있다.
오세아니아 바누아투 수자원조사사업(96.10-97.07)이 첫 발이라고 할 수 있으나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2010년 이후이다.
수자원공사의 해외사업 실적은 국토교통부 사업으로 ‘국가 수자원관리 마스터플랜 수립용역’(아프리카,보츠와나)등 9건, 환경부 사업으로는 ‘솔로몬 피우강 신재생에너지 사업 설계, 감리 용역’(오세아니아,솔로몬제도)등 7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한 인도네시아 ‘스마랑시 스마트물관리 타당성 조사용역’등 12건, 그리고 대부분 해외사업이 ODA(공적개발원조자금)사업등으로 109건이 이뤄졌다.
109건중 수도산업과 연계된 사업은 32건으로 전체사업의 30%를 차지하며 그 중 관로에 대한 사업은 3건이었다.(우즈베키스탄 노후상수도관 개선 시범사업,인도네시아 팔렘방시 배수시스템 개선사업)
최초의 수자원공사 자체 투자사업은 2012년 실행한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에 150MW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건설 및 운영관리(30년간) 하는 사업등 7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상수도 투자사업은 중국 강소성 사양현 상수도사업(2010-2015년), 필리핀 볼리칸 상수도사업(16년-46년), 인도네시아 카리안 상수도사업(21년-54년)등 3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투자사업은 2012년 파키스탄 Patrind 수력발전사업(5천억 원, 대우건설), 필리핀 Angat 수력(5천5백억 원, 한진중공업), 솔로몬 Tina 수력(2천4백억 원, 현대엔지니어링), 인니 Karian 상수도(39만 7천㎥/d, 2천억 원, 태영건설,LG상사), 필리핀 Bulacan 상수도(38만 8천㎥/d, 2천억 원, 한진중공업)와 조지아 Nenskra 수력(1조 2천455억 원, EBRD)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
지난 2022년은 한국과 조지아 정부의 수교 30주년의 해이다.
아직은 대사관 승격이 되지 않아 한국대사관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위치하고 조지아정부의 영사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은 조지아 정부가 에너지 자립도 향상 및 계절별 전력수급 안정화 등을 위해 발주한 민-관협력 사업이다.
북서부 넨스크라江 유역을 개발하는 것으로 시설용량은 280㎿ (연간발전량 1,219GWh)이며, 사업기간은 건설 5년, 운영관리 36년으로 한국형 운영관리의 진면목을 보여줘야 하는 사업이다.
개발방식은 Build(건설) - Operate(운영) – Transfer(이전)방식이며 사업구조는 조지아 정부가 실시협약을 통해 SPC의 전력판매 수입을 보증하며 Project Financing 사업으로 다자간개발은행 등 6개 대주단이 참여한다.(수자원공사 62%, 서부발전 13%, KIND 13%, EBRD 2%/ 2015년-2060년)
설계와 시공을 일괄입찰하는 EPC Turn-key 방식으로 건설계약을 했다.
하지만 계약체결 이후 2024년까지 8년간 사업의 어려움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해외사업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지 않은 결과물이다.
조지아 사업은 한국이 친환경적, 친환경에너지 생산기지인 댐을 건설하고 안정적으로 식수와 전력을 공급해주며 관리운영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는 사업이다.
조지아 사업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나 조지아 정부에서도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조지아 파푸아쉬빌리 의장이 한국 방문시 김진표의장과의 대담에서 수력발전·투자보장협정에 대한 경제 실질 협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김진표의장은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2015년 9월부터 시행 중인 넨스크라 수력발전소 사업((Nenskra Hydropower Plant Project,10.5억불)이 하도급 업체(이탈리아 업체에서 튀르큐예 업체로 계약변경)와의 분쟁, 지역주민의 반대 등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조지아 의회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푸아쉬빌리 의장은 "현재 조지아 경제부가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의해 넨스크라 수력발전소 프로젝트 기한을 더 연장시키고 계속 추진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 조지아 의회도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답한바 있다.
조지아 사업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자 지난 23년 6월에는 환경부 신진수 물관리정책실장(현 환경보전원장)을 대표로 한 지원단이 조지아에 급파되기도 했다.
트빌리시 정부청사에서 레반 데이비타쉬빌리(Levan Davitashvili)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 공사 중지의 주요 원인이었던 주민들의 민원과 현장 진입방해 등의 문제가 향후 사업 재개 시 재발하지 않도록 조지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했으며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 현장(조지아 북서부)을 방문하여 사업 진행 상황을 살피고 현지 직원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23년 말에는 김동진 전 국립환경과학원장이 조지아 글로벌사업단장으로 8개월간 근무하기도 했다.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한국의 물기업 전략 수립해야
2022년 기준 글로벌 물산업 규모는 1,280조원이며 3%대 연평균 성장률이 전망되고 있고 물 산업 강국들은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제2차 물관리 기술발전 및 물산업 진흥 기본계획(‘24~’28)」(환경부 고시 제2024-64호)를 발표하고 국내 물기업 경쟁력을 향상하고 전략적 해외 진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물산업이 확산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경영주체가 정부 및 지자체 가 운영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OECD국가 대부분 정부와 민간이 합리적 조율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민간기업이 물산업을 전담하고 정부가 관리와 정책을 주요기능으로 하고 있다.
특히 20년 이상 장기 운영관리를 하는 사업에서는 정부나 지자체는 장기적으로 동일분야에서 근무할 전문인력이 없다. 수자원공사와 같은 기관도 관리인력은 있으나 기능직 전문가는 미흡한 실정이며 고액의 인건비는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기능성이 보장되는 인력수급을 위해서는 인구소멸과 전문기능인력이 감소되는 현상에 대한 정책적 제도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동안 수자원공사가 투자하는 사업에서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사업을 수행한 예는 우리나라의 해외물산업의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다.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 사업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 사업은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에 150MW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건설 및 운영관리(30년간) 하는 사업이다.
야심차게 준비했으나 첫 해외 투자사업이다 보니 예측하지 못했던 불가피한 리스크들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2020년 12월 파키스탄 송배전공사가 파트린드 수력발전소 가동 이후 6개월 간 송전선로를 설치하지 못하자 런던국제중재법원에 3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소송에서 승소하여 분쟁금액을 받아내는데에 성공했다. 또 한 수력발전소를 통해 발전한 전력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아 약 126억원의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2025년 상반기 건설 부분 최종 준공과 8월 부터 K—water의 해외투자사업 이래 최초 배당금(40백만 불, 한화 약 580억원 상당) 수령을 앞두고 있어 많은 해외 후속 사업들의 바이블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솔로몬 티나 수력 발전 사업
솔로몬 티나 수력 발전 사업은 솔로몬제도 최대 규모 단일사업으로써, 티나 강 유역에 댐과 수력발전소(15MW)를 건설 및 운영하는 사업(약 3,700억원, 사업기간 38년)이며 지난 ‘24.10월 착공식을 개최하였다. 솔로몬제도는 전체 전력의 약 97%를 디젤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으나 완공 후 수력발전을 개시하면 수도 호니아라 전력의 70%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착공에 이르기까지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솔로몬 사업은 국제개발은행의 최고 난이도인 관리등급A 분류사업으로 환경사회 관리계획 최종 승인(`23년)까지 수 많은 이해 관계자간의 회의와 워크숍을 진행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우 전쟁 발발 등 글로벌 건설원가 급등으로 사업비 증액이 불가피하여 수 차례 철야 협상 끝에 솔로몬 정부와 현지 SPC 및 EPC간 우호적인 합의(`24년)를 이끌어냈고 공기 44개월 연장 및 사업비 약 800억원을 증액하는 등을 통해 사업을 정상궤도에 안착하는 데 성공하였다.
필리핀 뉴클락시티 상하수도 공급사업
과거 미 공군 주둔지로 활용되었으나, 필리핀 정부로 92년 반환된 뉴클락시티는 ‘제2의 마닐라’ 도약을 목표로 국가차원에서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신도시 개발사업이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열악한 물관리 여건으로 인해 뉴클락시티 개발 활성화까지는 아직 미치지 못해 필리핀 국가는 섬지역으로 인한 물 부족과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홍수 등 물관리 분야에서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수도 마닐라를 제외하고 대다수 국민이 우물물에 의존하고 있으며, 뉴클락시티 또한 기존 관정 2개소 외에 물공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수자원 확보가 도시확장에 대한 가장 큰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수자원공사(K-water)는 필리핀 정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수자원확보 및 물산업 기술수요를 파악하여 빠른 시장선점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를 했다. 그 결과, 필리핀 정부에 총 사업비 1조원 규모의 50년 장기 물관리 플랜을 제안하였으며, 단기적인 추가관정 개발 및 분산형 용수공급시설 외에 지하수저류댐, AI 기반의 고도처리 정수장, SWNM 기술이 접목된 상・하수도 관망, 에너지 자립형 하수처리장 등 종합 물 인프라 건설・운영 사업이 가시화 되었다. 물공급사업자 참여가능성 논의부터 타당성조사 및 최종성과 제안까지 역대 최단기인 약 1년 만에 수행하였다.
해외물산업에 있어서의 실패와 위기 사례집 만들자
정부나 공공기관들의 발생된 문제들과 해결하는 과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2, 3차 반복적으로 문제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도 다시금 상기하여 역경과 고난을 해결하는 그 과정도 좋은 지침이 된다,
'호피를 두른 용사'라는 조지아 루스타벨리의 서사시에 담긴 '친구를 찾지 않는 자는 적이다'라는 싯구처럼 인간적 관계형성은 더욱 중요하다.
조지아를 비릇하여 인근 국가들도 24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이 번역되어 읽혀지고 있는 지역이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는 해외물산업에 대해 “금융, 경제, 경영, 회계,국제법등이 아우러져야 한다. 디지털과 함께 세계적인 K열풍을 사업에 담아 해당 국가와의 역사, 문화, 교육, 복지, 스포츠, 종교 활동도 연계되어야 한다. 때로는 국제결혼이나 문화와 교육사업을 통해 친 한인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협상과 회의를 통한 다양한 논란거리를 집대성하여 분류하여 운영관리의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수자원공사는 2024년 해외산업 백서와, 해외사업 30년사를 간행했다.)
수자원 및 상하수도 시설에 투입되는 각종 원자재와 부품에 대한 성능 및 가격, 경쟁력등을 세밀하게 조사하여 운영관리의 시기적 전환에 따른 부품의 교환이 필요하다. 10년 전에는 저렴하고 단순한 부품이면 되지만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 부품의 품질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조지아의 경우 지역의 건설사들의 경향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해 수자원공사가 일방적으로 휘돌림 당해 문제가 된 이탈리아 업체를 제외시키고 튀르큐예 업체로 계약을 변경하는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지역의 현주민과의 교감과 소통에서는 현지 직원들과 함께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에 K 열풍을 그들에게 전달하면서 한국의 맛과 진실을 담아내려는 방향모색도 하고 있다.
이 과정들은 훈련되지 않은 국가적, 지역적 분쟁적 요소로 종교, 문화, 역사,습성등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으면 어려운 요소들이다.
수자원공사는 솔로몬, 필리핀, 파키스탄등에서 소중한 현장 경험을 통해 성공적으로 분쟁적 요소를 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매우 귀한 건설현장의 경험이다. 진행되어가는 전 과정을 작성하고 이를 통계 분류하여 효율성 높은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업 추진을 통해 체감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교육홍보자료로 작성하여 내부용(보직변경에 따른 내부 인사들의 교육용, 외부용(국내 물산업계의 해외진출용)으로 분리하여 발간할 필요가 있다. 내부적으로는 수시로 보직이 변경되는 인사 시스템의 취약함을 보충해줘야 한다. 민간기업에게도 투자와 이윤을 추구하는 길목을 열어줘야 하며 관리와 분야별 전문기업과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라고 직언하고 있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장계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