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 엔지니어링의 선도자 故 곽영필 도화회장 별세
엔지니어링사 선두주자로 반세기의 족적 남기고 떠나
‘몸과 마음을 다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쏟자’심어
국내 토목 엔지니어링 1세대인 도화엔지니어링의 곽영필 회장(1938년 2월 20일생)이 5월 21일 향년 86세 일기로 별세했다.
이승과의 결별도 곽영필회장 답게 단호하고 깔끔하게 매듭을 졌다.
딸과의 오붓한 저녁식사 후 향한 침실은 영원한 나들이 길이 되었다. 병원신세 없이 단아하게 세상과 작별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금 심어 주었다.
故 곽영필 회장은 경기도 여주시가 고향(여주 출신 상하수도인으로는 수처리 전문회사인 한미기계를 설립하고 국내 최초 민간 분석기관인 환경수도연구원,수도전문 언론인 한국수도신문을 발행한 故 김순용회장이 있다)이다.
서울고교(8회,고인과 평생 단짝이었던 이수성 29대 국무총리도 조문을 했다)와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박사보다는 기술사(상하수도,토목시공)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약 20 여년간 서울시를 거쳐 건설부 서기관으로 재직하며 한국전쟁 이후 국토재건을 위한 복구사업을 시작으로 경제개발과 국토개발에 일조하며, 우리나라 국토건설의 역사와 그 궤적을 함께 해 왔다.
해방과 전쟁,정치적 혼란속에 국토재건을 하던 1957년 8월 15일 광복절에 맞춰 내무부 토목국장 출신의 김해림(金海琳)씨가 자본금 500만원으로 종로구 관철동 119번지에 도화설계사무소를 설립하였다. 이는 국내 최초의 기술용역회사의 탄생을 의미한다.(설립당시 주요인력은 김해림(경성고공),최광필,정명식(서울대토목,포항제철사장역임),이삼형(서울대,항만담당,도화 최초의 해외사업인 이란 코람샤항 설계)),최석주(서울대,사원1호),손태영,김병렬(서울대,사원2호),장학순(서울대,서울시 과장 역임,삼양정수설립),기술고문 원태상(공학박사 1호)교수등이 합류하여 전문성 위주로 활약했다.
이 당시 국내 설계기술로 서울시 보광동정수장(현재는 폐쇄)을 건설하는데 정명식(미네소타대 위생학전공)부사장의 기술력으로 도화의 발전적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건설부에서 서기관으로 활약했던 고인은 1978년 건설부를 나와 영엔지니어링을 설립한다. 창설 맴버는 곽영필회장과 서울대 토목과 후배이며 건설부에서 인연을 이어간 유재소, 김영윤등과 함께했다.
하지만 영엔지니어링 설립 1년 후인 1979년 도화의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유재소 전무,김영윤 상무(건설부 근무시 후배들이 기술고시로 상급자가 되자 건설부 역사상 처음으로 사무관승진을 시켜 줬지만 과감하게 사직했다)와 더불어 정조화가 합류한다, 김해림 창립자와 함께하던 오세항(서울대)씨도 기술적역량을 도화의 제2의 부흥을 위해 헌신했다.
당시 고인의 경영철학은 별다른 경영기법보다는 ‘몸과 마음을 다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 내는 것, 그것만 있으면 세상에 안될 것이 없다’는 경영방침이었고 이같은 경영은 도화의 중심이 되었다.
도화엔지니어링이 사회에서 고평가를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고인과 함께 한 최고 경영진들이 부정과 비리보다는 책임경영을 통해 부실한 설계는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정신이 도화의 중심적 기류를 형성했다.
도화가 국내 엔지니어링사중에서 지속적으로 선두를 달리는 원인 중 경영기법의 특성을 요약하면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이 빠르다◾각 분야의 리더들이 수재형 최고 엘리트들의 집합체이다◾부정행위를 하지 않는다◾설계미흡등 사건사고시 끝까지 책임지고 사건을 해결한 후에야 책임소재를 가린다 ◾그 누구보다 기술력에서 선두를 달린다◾직원들의 임금이 타 엔지니어링사보다 많다(사원봉급 초봉 5천만원)◾봉급인상이나 보너스등에서 조금씩 인상이 아니라 계기마다 점프식 인상(5%씩 단계적 인상보다는 15-20% 급격한 인상으로 전 직원에게 충격요법)등이 차별화된다,
하지만 최근의 도화는 기술력에서나 책임경영에서 초창기에서 2010년전까지의 운영방식보다는 오히려 느슨해지고 기술력등 자기계발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다시금 변혁은 필요하다.
1980년대 초 고인은 종합엔지니어링 체제를 갖추기 위해 50명이 넘는 대규모 대졸 신입사원을 한꺼번에 채용하기도 했다.
도화의 발전적 계기는 AID차관사업을 통한 서울 보광도 정수장 확장공사,부산 상수도 차관사업은 물론 일본과 기술교류를 통한 안동댐,대청댐 설계와 18개 중소도시 상수도 사업 프로젝트이다. 이 사업은 ADB가 처음으로 도화를 주 용역회사로 인정하므로서 도화가 외국용역사를 보조회사로 거느리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도화가 기술력, 전문성, 책임경영, 애로점 해소등으로 전국적으로 상하수도분야의 최고의 확장력을 보였던 시대는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 책임경영팀은 오세항사장(서울대),안병호 부사장(고려대),손영일 상무(현 도화 사장,연세대) 3인방이었다. 이들은 기술력으로 현장의 애로점을 즉시 해결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견적도 그 자리에서 제출하므로서 사업 담당자인 지방공무원(시는 6급,군은 7급)들에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사로 평가를 받았다. 또한 건설부,환경부와 수자원공사, 환경공단등 발주기관으로부터 학력분포에서 한 대학에 편중되지 않고 조화로운 학력분포를 지니고 있어 신뢰가 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현재는 엔지니어링 업계가 청년층에게 인기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엔지니어링업계가 혁신적 개혁이 필요하다. 또한 앞서가는 기술력과 시대적 전환에 발맞추지 못해 발주처의 의견에 따라가는 경향이 커 교육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시장의 한계를 인지한 고인은 최근 10 여년동안 해외시장 진출에 많은 역량을 집중했다.
해외사업경험은 이미 1984년 국내 업체 최초로 외국에서 발주한 ADB 인도네시아 상수도 프로젝트를 직접 수주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당시의 도화는 해외시장 경력이 미천한 상황에서 기본 중심설계는 외국설계사가 했으며 도화는 측량과 수질분석등 단순분야에만 참여하여 수익은 내지 못했지만 경험을 축적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최근 10여년 간의 해외사업은 ◾SUPPLY OF KTH BIOMASS FIRED POWER PLANT(발주기관 PT. KORINTIGA HUTANI,2011.7-2013.3) ◾알제리 오랑 트램 1호선 연장선(A, B, C구간) 기본설계 및 공사감리 용역(알제리 지하철공사, 2013.3-2017.7)◾페루 리마 메트로 2호선 시공감리 사업(1)(OSITRAN(페루 대중교통 인프라투자 감독청,2015.3-2025.6)) ◾ 페루 리마 메트로 2호선 시공감리 사업(2)(부산교통공사,2015.3-2021.6) ◾ADB 방글라데시 아카우라-락삼 복선철도 시공감리(방글라데시 철도청,2016.2-2024.12)◾ 페루 리마 메트로 2호선 시공감리 사업 2단계(OSITRAN(페루 대중교통 인프라투자 감독청,2020,8-2025.6))◾베트남 꽝빈성 Le Thuy 태양광발전사업 EPC공사(도화그린에너지,2020.2-2021.1)◾폴란드 고속철도 PR7 기본설계(폴란드 신공항공사 (CPK),2023.6-2030.11)◾엘살바도르 LOS CHORROS 도로 확장공사 시공감리(공공사업교통부,2023.7-2026.9)등이다.
아쉬운 것은 주로 도로와 철도분야에서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반면 상하수도분야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장남인 곽준상(고려대)부회장을 주축으로 박승우 회장(고려대),김덕구,손영일사장(연세대.63년생)의 새로운 구도가 전망된다.(환경경영신문 2022.12.23.일자)
故 곽영필회장은 경기도 여주에서 출생(1938.2.20.일),서울고(1956.2),서울대공대토목공학졸업(1960.2),네덜란드 델푸트 공대 수리공학 석사(1966.10-67.10),건설부 토목기정겸 외무서기관(1962.4-1978.8),(주)영엔지니어링 설립(1978년),도화엔지니어링 회장역임(1979년8월-2024년.5월),(사)대한토목학회 부회장역임(1991.4-1993.5),(사)한국수도협회 회장(1993.1-2002년1:한국상하수도협회 전신인 한국수도협회 마지막 회장을 역임),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및 명예회원(1997.3-2024.5),(사)한국환경한림원 초대 이사장(2011-2024.5)을 지냈다.
수상으로는 근정포장(1976.9),동탑산업훈장(1987.12.17.)과 ‘20세기를 빛낸 환경 50인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곽준상(고려대) 도화엔지니어링 부회장, 곽성은, 곽성희, 곽재희 등이 있으며 장지는 여주시 선영에 안치됐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 환경경영박사, 시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