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 칼럼-푸른 용, 봄 하늘에 무지개 띄울 수 있나
-IT 기술은 수직적 마케팅에서 수평적 관계로 전환- 절망과 실망보다 꿈과 희망은 언제나 생기를 돋게 하고 삶의 의욕을 충전시킨다. 올 한해는 1월 타이완 총통, 핀란드 대통령선거, 2월 인도네시아, 세네갈 대통령, 파키스탄, 벨라루스 국회의원선거, 3월은 이란, 포르투갈, 몰디브 국회의원선거, 러시아 대통령선거, 튀르키예 지방선거, 잔인한 4월은 22대 우리나라 국회의원선거, 11월에는 미국 대통령선거 등 40여 개 국가에서 42억 명이 자신의 표를 행사한다. 좀 더 나아지고자 하는 각 나라의 욕구가 얼마나 실현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세계 경제의 흐름도 격변의 파장이 예고된다. IT 기술 등 인공지능은 소유경제에서 경험경제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기상관측, 실시간 버스 위치 등 한 달, 일 년 후가 아니라 분초 단위로 세상은 이미 돌아가고 있다. 소모적 시간을 아껴주는 이색적인(틈새) 아이템이 아르바이트 차원의 청년 일자리 창출은 물론 스마트 사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맞벌이 가정에서 쓰레기를 통합적으로 배출하면 분리하여 쓰레기를 처리하는 사업도 신종사업으로 뜨고 있다. 무수히 많은 식당 중에서도 유명 맛집만 줄서기하고 자녀 등하교와 유아 돌봄이나 강아지 산책을 해 주는 직업도 등장하고 있다. 유트브도 장시간보다 결말만 요약하는 숏(shorts) 유튜브(15초 이내)의 인기가 높다. 소비자들은 문제가 발생 된 상품에 대해서는 즉시 해소하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 인공지능에 의존함으로써 인공지능에 얼마나 정교하게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물의 격차가 크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고액의 전문 직업도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인공지능 시대로 접어들면서 3억 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자동화로 대체되며 7천5백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해방 이후 산업화시기를 지나 90년대 중반까지 치닫던 노력 신화가 무너지고 이제는 집안의 경제력, 직업, 외모, 재능과 권력에 의한 평가가 우선시되고 있다. 이 같은 범주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아예 담을 쌓고 경쟁에서 희망과 노력보다는 쉽게 포기하는 추세이다. 이들은 국가나 사회에 비판 세력이 되거나 자기 계발을 접어버리는 집단으로 형성된다. 플랫폼 경제사회에서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집단보다 개인화 특성에 맞는 맞춤형 소비시장을 겨냥한 다양하고 축소된 상품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항공료와 KTX 등의 가격이 성수기, 비수기, 주말과 주중 시간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고 있지만 점차 영화관을 비롯한 식당 및 호텔 등에서도 AI 분석을 통해 요일별, 시간별, 계절별로 요금의 차등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970년대 이전에 태어나 사회생활을 한 시대에서는 일과 재미는 엄격하게 분리되었지만, 지금은 일과 재미(취미활동)의 양분 시대가 사라지고 재미있는 직장이 궁극적인 삶의 목표로 뚜렷하게 설정되고 있다. 이미 청년층에서는 상식 밖의 엉뚱함이 일상화되기 시작했으며 무모함과 비사회적 행위가 보편적인 사회적 행동으로 인지되기 시작했다. 직장생활과 가사, 양육 등의 경계가 분명하던 과거에서 직장은 물론 가정생활에서도 성 역할의 가치관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육아휴직 하는 아빠, 육아 친화적인 직장 선호, 자녀와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정시에 퇴근하는 직장을 선호하게 된다. 상품 선택은 물론 주택, 직장, 반려자, 정수기, 애완견 선택 등에서도 자신만의 판단으로 그 기준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결정을 남들이 주로 선호하고 추종하는 디토(Ditto) 소비(콘텐츠, 유통채널 등을 통한 소비 추세)를 선택하는 경향이 넓어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유튜브 등 다양한 인터넷 정보를 통해, 그들만의 단톡방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수직적인 마케팅보다는 수평적 관계에서 더 깊은 신뢰와 영향을 받고 있다. 고급차량이나 핸드백, 옷차림 신발, 시계 등 장신구부터 옷차림 등에 의해 은연중 표출되는 선망이 사회의 지각변동이 되는 등 과도한 외형상의 비교와 평가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자기 결과물을 내놓고 스스로 현명한 평가나 판단조차 할 수 없이 인공지능과 유통채널의 도움만을 통한 삶의 구조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무분별한 개인정보의 노출과 저작권 충돌도 예상되는 문제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 전문적인 권력 이동이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이동되면서 독창성은 증발하고 만다. 그래서 미국 컬럼비아대 리타맥그래스 교수는 “변화와 연결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상황에서는 꾸준한 실험적 시도를 통해 빠르게 답을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급격한 인구감소와 노인인구의 급증, 1인 가구의 증가와 소멸하는 지역 환경 등은 과거 20여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사회적 변화이다. 지속이 가능한 국가설계보다는 현실 급급한 제도와 정책으로 교육을 비롯한 전 부처의 단기적 행정전략은 결국 인구감소, 지방소멸을 가져왔다. 철학과 문화유산, 역사의식의 퇴행은 결국 치기적이고 저질적이며 품격을 상실한 사회적 기류를 만들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도 차별은 심해지고, 자살자와 고독사의 증가는 정신적 빈곤으로 인한 삶의 진정한 가치가 상실되는 현장을 목격한다. 현 상황에서 22대 총선도 기대의 턱은 낮을 수밖에 없다. 잃어버린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재탐구를 통해 한국인 본연의 역사와 문화적 유산을 살펴보고 이를 세계시장에 어떻게 설계하여 가치를 재창출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재충전됨으로써 악취가 배어 나오는 속살을 드러내면서도 뻔뻔하게 남 탓만을 일삼는 난잡한 정치권에서도 새순을 만날 수 있고 변화의 바람도 맞불 수 있다. 언제까지 난잡하고 음흉한 정치적 데이터만 합성하여 탄생한 인공지능이 던지는 방향으로 갈 수는 없지 않은가.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 환경 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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