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의 문화사랑방-배다리 다락방음악회와 내항문학 50주년 기념행사
배다리 다락방에서 열린 플레인앙상불 음악회
음향장치 없이 선율에 함께 취하는 작은 공간
열평 남짓한 배다리 헌책방(아벨서점) 2층 다락방에서는 플레인앙상불(순수함:Plain)이 토요일 오후 겨울 초입의 햇살에 온기를 심어 주었다.
플레인 앙상불은 지난 13년 창단되어 18년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지난 9월에는 5회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고수민(바이올린1/중부오케스트라 단장),오현진(바이올린2/강서필하모니오케스트라 악장),이선화(피아노/조이 스트링 반주자),고재민(비올라/중부오케스트라 수석단원),고희민(첼로/중부오케스트라 수석)등 5명의 연주자와 소프라노 백수아(제 50회 독일 코린국제음악제 개막 솔리스트출연)가 참여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연주회였다.
<이지수의 아리랑 랩소디>,<다뉴브강의 잔물결(윤심덕의 ‘사의 찬미’)>,인천 강화도 출신의 한상억 시 최영섭곡의 <그리운 금강산>,김광석의<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적-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채정은,한태수곡의 <아름다운 나라>를 음악해설가 고춘의 해설로 음악의 뒷이야기를 함께 음미하는 다락방 음악회였다.
헌책방 아벨서점에서 음악회가 개최된 것은 처음으로 이곳에서는 매월 시인들의 시낭송회가 열리는 현대판 문화살롱이다.
40여명의 관객들이 촘촘하게 앉아 마이크 없이 생연주를 듣는 기쁨은 음악 애호가들도 쉽게 만날 수 없는 공간적 하모니이다.
헌책방 다락방 클래식은 <문학 속 음악이야기>(23년11월25일),크리스마스콘서트<배다리에서 찾은 선물>(23년12월23일),신춘맞이 콘서트<끝 그리고 시작>(24년 2월24일)으로 이어진다.
‘플래인앙상불’이 찾아가는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선사하면서 대중과 클래식을 가깝게 해주고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연주곡 선별도 연주회장의 환경과 참여하는 청중들과 어울림을 조성한다는 점도 참신한 기획이다.
동인지 내항문학회 50주년 기념행사 열려
창립회원 정승열,신연수,전방욱,박대산,김동환 참석
시문학동인으로 출범한 “내항문학”50주년 행사가 월미도를 바라다보는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렸다.
시문학동인지로 출범하여 지금은 시를 비롯하여 수필,소설,평론으로 확산하여 연 1회 문학지를 50년 이상 이어온 문학지는 현대 사회에서 그리 많지가 않다. 동인지 성격의 문학지에 대해서는 일제 강점기의 동인지들은 문학평론등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으나 현대사회에서의 문학동인지에 대해서는 기록이나 사료가 없어 진단하기 어려우나 ‘내항문학’이 현존하는 최장수 문학동인지로 조명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동인지는 1919년2월 일본 동경에서 간행된<창조>에 주요한의 자유시 ’불놀이‘가 발표되면서 시작된다, 문예지 <창조>는 통권 9호로 막을 내렸으며 창립문인으로 김동인,주요한,김소월,이광수,김관호,김억,김찬영,김환,전영택,오천석,최승만,임장화가 참여했다.
1920년 창간된 문학잡지<개벽>(통권 72호(1926년)강제 폐간:김기진,이상화,염상섭,최서해,김동환,나도향,박종화),<폐허>(1920-1921년,김억,남궁벽,이혁로,김영환,나혜석,김찬명,염상섭,오상순,김원주,이병도,황석우,민태원,이익상),<백조>(1922-1923년,홍사용,박종화,현진건,이상화,나도향,노자영,박영희,안석영,원우전,이광수,오천석),1930년에는 통권 3호로 막을 내린 <시문학>(김영랑,정지용,이하윤,박용철,김현구,허보,변영노,신석정,김기림,임학수,박춘길), 1934년 창간되어 통권 6호로 막을 내린 <삼사문학>(신백수,이시우,정현웅,조풍연),1939년 창간하여 통권 26호(1941년)로 막을 내린<문장>(이태준,정지용,이승지,조지훈,김종한,황민),1936년 11월 창간되어 12월 2호로 종간된 <시인부락>(김달진,김동리,여상현,서정주,오장환,함형수)이 있다.
이외에도 구인회(1933-1935년,김기림,이효석,이종명,김유영,유치진,조용만,이태준,정지용,이무영)등이 있지만 이들 모두 십년 고개를 넘기지 못했다.
내항문학은 1973년 10월 ’경기시문학동인회‘로 시작되어 74년<시류>를 창간하고 75년 <율리문학회>78년<표류> 75년 <묵시>등이 오랫동안 표류하면서 마침내 1980년 12월 30일 돌채소극장에서 ’제1회 시낭송회‘로 뱃고동을 울리고 1981년’내항‘첫 작품집을 탄생시켰다. 창간호 발간 동인은 김동환,박대산,박옥분,손문수,신연수,신월균,이성원,이은미,전방욱,정승렬,조순행,최무영,허문태등 15명이었다. 내항은 1986년부터 동인지에서 시,소설,평론등을 수록하는 무크지형태로 개편되어 2023년 현재 42호를 간행했다.
내항이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은 창립회원이면서 이리저리 표류하던 문학동아리를 마지막 흰 뿌리를 땅 속 깊이 묻어두고 끊임없이 새순을 피어냈던 정승열시인의 짠물기질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내항문학 창립 50주년 기념식에는 조우성 시인과 정경해 인천문인협회장의 축사, 감사패 증정에는 지용택(새얼문재단이사장),정승열(내항문학창립회원),정용석(도서출판 진원대표), 출간기념패 증정에는 박경순(해양경찰청 1호 여성 ’행복한 도전‘출간),류인채(정지용과 백석의 시적 언술),임봉주 시인(꽃은 그리움에 피고)이 받았다. 내항의 창립시인인 허문태 시를 담는다.
모과
허문태
당신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바구니 속 행복이라도 좋아요
보름달처럼 빛나지 않더라도 당신을 돋보이게 할 수 있어요
사랑을 몰라도 사랑할 수 있고 사랑이 아니라 해도 사랑이라면
삼십년 전 그녀의 말이 가을 거실 창가에서 아련히 진동한다.
(허문태-내항문학 창립회원,시집’달을 끌고 가는 사내‘)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 환경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