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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샘 김동환의 문학산책-이혜숙 시집‘눈과 귀 사이’/'늘 문풍지다'

길샘 김동환의 문학산책-이혜숙 시집눈과 귀 사이

 

 

늘 문풍지다

 

                이혜숙

 

쓸모가 많다는 사랑

얼굴 한 번 못 봤는데

저울에 올려놓았더니 빵점이다

모양도 무게도 부피도 냄새도 없다

빈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는 안성맞춤

 

한강물 퍼주듯 퍼주는 사랑

손해 볼 일도 아닌데

사랑해 물으면

마음으로 한단다

공수표인 줄 뻔히 알면서

왜 확인을 못 해 안달일까

마음은 늘 문풍지다

*팔십고개에서 내려다 본 사랑은 무게도 상당히 나가고 부피도 크고 장엄하며 울창할 줄 알았는데 저울에 달아 보니 빵점이란다,

그저 빈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될 상 싶은 것이 사랑이란다.

-언약을 앞세우고/불쑥 내민 얼굴/부도난 어음장 같은/인생의 장밋빛 동반자-

<설마,설마는부분>

사랑과는 겹칠 수는 있어도 노선이 다른 일상적 행복에 대해서도 이혜숙은

-일상이 행복의 콘서트장이다/행복?별 것도 아니네/후렴 같은 허밍/고맙다 고마워-<행복?별 것도 아니네부분>

허면 사랑의 무게가 빵점이라는데 짝사랑의 무게는 계측기가 마이너스로 돌아가는 것일까. 설마 먼지보다는 무게가 나가겠지.

시인은 인생의 무게를 지고 투정하듯 이렇게 조악거린다.

-시들지 않는 꽃이 있더냐/엄마가 어디에 있는지/한 번쯤 돌아봐 주지/청춘만 아프다더냐/누구는 엄마를 /부탁도 하던데/손자까지 봐 달라고?/에프터서비스는 무한하고/권리는 없고/나도 꽃인데/꽃인데-<한 번 엄마는’>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환경경영학박사,시인,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