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의 두 얼굴 ESG경영평가는 높은 등급
영세 의료기기 납품업체에게는 ‘갑질횡포’
종근당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신뢰할 수 있나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집중적인 체계정비를 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있어서 ESG가 중요한 장벽이 되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시장인 미국, 유럽은 ESG 요소를 국가 규제와 통상책 등에 반영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 있어 ESG 경영이 중요한 이유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ESG가 주효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1년부터 공급망의 ESG 실사 의무화 규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독일은 해당 법률을 시행 중에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역시 기후변화 관련 공시 의무화 규정 도입이 예고되고 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모든 상장기업 대상으로 기후변화 관련 정량·정성적 리스크를 의무 공시하고 있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도 부랴부랴 ESG경영전략을 위한 첫 단계로 기업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작하여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최대 제약회사인 종근당은 최근 납품하청업체에 부당한 횡포로 납품기업을 부도위기에 몰리게 하여 과연 ESG경영에 부합되는 경영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낳게 하고 있다.
종근당홀딩스(대표 김태영)도 최근 종근당 및 주요 계열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성과와 비전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인류의 건강한 삶 실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이라는 종근당홀딩스의 지속가능경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종근당홀딩스는 보고서에△2050탄소중립 달성,환경경영 거버넌스 운영 등 환경경영 시스템 구축△인재확보 및 육성,일하기 좋은 기업문화 조성 등을 통한 기업 경쟁력 확보△공동체와의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 강화△기술혁신을 통한 우수 의약품 공급으로 인류 건강에 기여하고 있는 종근당그룹의ESG활동을 공개했다.
‘제품품질 제고 및 안전성 확보’, ‘R&D활성화 및 신규 사업개발’,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 강화’등 8개 중요 이슈에 대한 관리방안을 소개했다.
‘ESG Fact Book’파트에는 각 부문별로 세부적인 평가 지표를 설정하고 데이터를 표준화해 실제적인 수치를 제시함으로써 ESG경영의 구체적인 전략 및 성과를 담았다.
하지만 국회 조명희 의원은 기업의 ‘두 얼굴’ 경영은 지양돼야 한다”며, “협력을 기치로 내걸면서 실제론 갑질을 이어가는 행태는 우리 사회와 산업을 좀 먹는다. 종근당은 최근까지 ESG 통합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지속가능한 내일을 지향하고 상생을 강조한다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동반 성장 시대에 발맞춰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능동적 노력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격하게 질책했다.
2022년 전문기업이 평가한 ESG경영진단에서 종근당홀딩스는 E(B+),S(B+),G(A)를 받았으며 종근당바이오는E(B+),S(B+),G(A),종근당은 E(A),S(A),G(A+)를 받은바 있다.
국내 대형 제약업체인 종근당의 ‘갑질 횡포’가 한 영세 의료기기 납품업체를 부도 위기로 내몰은 것은 결국 ESG경영에서는 치명적이다. 2022년 10월 법원이 이 영세기업의 손을 들어주기는 했지만, 피해금액을 거의 회수하지 못해 경영 정상화도 불투명하다.
조명희의원실이 제공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의료기기 수입업체 파마바이오코리아(파마)는 일본 제약회사 알프레사의 독감진단키트 ‘알소닉플루’에 대한 한국 독점 수입권을 확보하고, 그 해 9월 종근당과 독점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파마는 종근당 실무 담당자로부터 구두로 “알소닉플루 30만개를 주문할 것이니 물건을 준비해 달라”는 통지를 받아 30만개를 준비했으나 종근당의 실제 발주 물량은 25만개에 그쳤다
2019년 5월 양사 간 미팅 자리에서는 구두로, 추석 전까지 각 병·의원에 알소닉플루를 공급할 수 있도록 여름휴가 전까지 최소 30만개를 준비해 달라고 하여 파마는 해당 물량을 수입해 물류창고에 보관했다. 9월이 돼서야 파마는 종근당으로부터 20만개의 발주서를 받았지만 10만개는 발주받지 못했다.
결국 수입업체인 파마는 종근당의 구두 주문을 통해 알소닉플루 10만개를 더 들여와 총 20만개를 창고에 보관해야만 했다.
그러나 코로나 19 환자가 폭증하면서 독감진단키트에 대한 수요도 급락했다. 이런 와중에 파마와 실무 소통을 가졌던 종근당 담당자들이 자리를 이동했고, 엉킨 매듭을 풀 수 있는 방법도 요원해졌다. 파마는 주문을 재촉했지만 종근당은 “독감이 돌면 가져가겠다. 국내산 진단키트 재고가 아직 남아 있다”며 구매를 거부했다. 결국 알소닉플루 재고 20만개가 창고에 그대로 쌓였고, 유통기한도 경과해 폐기되는 제품이 잇따랐다.
종근당과 협의점을 찾지 못한 파마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공정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제소했다.
파마는 총 8억 5,150만원을 종근당이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공정거래조정원은 파마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여 파마에 3억5228만원을 지급하라는 조정결정을 내렸다.
법원도 파마의 주장을 일부 인용하여 2022년 10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2민사부(재판장 정재희)는 “2019년 11월경 추가 10만개 주문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3억4707만원을 반소장 부분 송달일 다음날인 9월 17일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종근당은 파마를 상대로 공탁을 걸고 항소를 제기했다.
조정원과 법원이 담당자 간 오고간 문자나 메일, 통화 기록 등을 확인해 종근당의 부당함을 인정했음에도 종근당은 서류로 작성된 게 없으니 ‘이유 없다’는 식으로 일관한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종근당홀딩스 김태영 대표는 "주요 계열사 ESG데이터를 통합해 정확한 통계를 산출함으로써 투명하고 정확한 ESG정보를 공개하기 위해 노력하며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이해관계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맞춰 ESG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종근당홀딩스는 ESG경영 전략 및 성과 관리를 위해 종근당,종근당바이오,경보제약,종근당건강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구성된 ESG경영위원회를 운영하여 종근당그룹의 ESG방향성을 설정하고 핵심 과제를 추진하고 있는 국내 제약회사의 중심기업이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서정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