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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길샘 김동환 칼럼 -대기환경 정책은 쳇GPT로, 기술개발은 무엇으로

 

2023. 5. 길샘 김동환 칼럼 -

 

대기환경 정책은 쳇GPT로, 기술개발은 무엇으로

 

                                          거리에 설치된 오존,미세먼지 경광등

환경부가 최근 ‘스마트하고 유능한 정부를 위한 인공지능(AI)’ 주제로 엠제트(MZ)세대 공직자로 구성된 정부혁신 어벤져스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그 결과 향후 5년 이내로 환경정책 수립은 GPT가 대신할 것으로 예측한다.

예를 들면 <수도권 지역에서 미세먼지 고농도 개선 대책>에서 세부적으로 5~10 정도의 관심 키워드인 수도권 지역 미세먼지 발생원 특성, 미세먼지 농도 시계열 분포 특성, 미세먼지 성분 특성, 고농도 발생 기간 기상 특성, 미세먼지 관련 법안 및 정책별로 GPT로 자료를 검색하고 그들을 통합하면 양질의 보고서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 대기 분야 역사 속에 살아 숨을 쉬는 원로 전문가의 진단이다(박일수 박사의 예측).

환경부는 오존(O3) 고농도 발생 시기(5월~8월)를 맞아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오존 발생 원인물질을 줄이고 행동 요령 홍보를 강화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일상적 범위에서 진전된 변화는 찾기 어려웠다.

피부암, 백내장을 유발하는 오존층 구멍에 대해서는 익히 국민적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전국의 대도심 거리에는 소음도와 오존 측정치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공익 전광판에 제시된 오존농도는 과연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 2022년 국정감사에서는 기상청이 관리하는 고산 관측소에 설치된 오존 전량을 측정하는 '오존분광광도계'가 최근 3년 사이 총 594일 동안 고장으로 관측에 활용하지 못했다. 2021년에는 1년 365일 중 347일, 2022년에는 8월까지 단 하루도 이용할 수 없었다.

안면도 관측소의 오존분광광도계 역시 2020년 69일, 2021년에는 239일 동안 관측에 활용하지 못했다. 해외 수리와 교정에만 133일이나 소요되었다.

지난 3년간 발표된 오존농도는 담당자들이 평균치를 어림잡아 발표한 것은 아닌지 의혹만 높아진다.

오존분광광도계는 오존 전량을 측정하는 장비로 네덜란드에서 4억 5,000만 원을 들여 도입했다.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해외 수리와 입국이 지연됐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지만 이 같은 사태가 또 언제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기상관측 장비의 대부분 외국산 장비들로 실시간 정확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언제나 불안전한 요소로 존재한다.

기상관측에 사용되는 공동감쇠분광기, 공진출력분광기, 질소산화물분석기, 광흡수계수측정기 등은 미국산이며 태양광도계는 프랑스산, 정밀필터복사계는 스위스산이고 우리나라 제품은 고작 에어로졸 라이다, 저용량미세먼지채취기 정도로 전체 대기 분석 장비의 7%인 국산 장비의 실태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암담한 현실에 대해 불혹의 나이를 맞은 한국대기환경공학회 김조천 회장도 40여 년의 대기학회를 되짚어보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대기 방지시설과 계측장비의 국산화에 실패한 것을 꼽고 있다.

물 분야는 그나마 40% 정도 국산화가 되어 사업 현장에 적용되고 있지만 대기 분야는 20%도 되지 않는다고 학자적 양심 고백한다. 대기오염 방지시설 및 계측장비가 집중적으로 설치된 여천공단만 해도 10조 원 이상의 자금이 투자되었지만, 모두가 외국산 장비의 전시장이라는 것이 대기 분야의 자화상이다. 대기환경은 미세먼지, 탄소중립, 오존, 온실가스 등 종합적이면서 국제적인 교류와 협력이 필요한 환경 분야이다.

초미세먼지 대응 기술개발 사업단을 맡은 배귀남 박사는 <선진적 대기환경 관리를 위해서 산·학‧연은 저감 기술의 수요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연구개발기관에 자료를 공유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흡한 미래 저감 기술의 확보 수준(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감안한 배출원 규제 기준을 강화하는 체계적 사업장 배출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 지형적 차이로 인해 국지 기상이 다르고, 대기경계층 높이, 해륙풍, 산곡풍 등의 국지 기상 관측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여 고농도 미세 먼지의 발생에 더욱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여 기상과 대기질 분야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현실에서 국가 환경을 판결하는 우리나라의 환경대법원 격인 국립환경과학원의 대기 분야도 한 번쯤 깊이 자성하고 자신을 통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대기환경학회 40여 년간 단 1명의 회장을 배출시키지 못했으며 8~90년대 국가 대기환경을 주도해 간 그런 열정과 전문성에서 현 시스템은 어떻게 작동되는지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산업화시대 푸른 하늘을 보지 못했던 80년대 조악한 국내 대기 연구 분야를 당차게 이끌어 가던 곳이 국립환경과학원이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서울 유치를 앞두고 환경부(당시 환경청)와 국립환경과학원은 푸른 하늘을 되찾기 위해 강도 높고 속도감 있는 대기 환경개선을 위해 총력적으로 대응했다.

대기 분야 해외유학파의 인재를 영입하여 직급 규정까지 위배하면서 서류로는 4급으로 책정하고 환경청 대기국장으로 발령 내어 한국의 대기 정책을 총괄하게 한 고 조병환(전 국립환경과학원장) 박사를 비롯하여 김종석 박사, 박일수 박사, 조강래 박사, 한진석 박사, 나진균 박사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환경과학원의 대기 분야를 책임지는 대기부장은 전문가보다는 스치듯 지나가는 길목 나그네들의 주막처럼 변질하여갔다.

 

88올림픽이 성대하게 끝난 이후부터 대기 분야는 과학원이나 환경부가 매우 소홀한 부서로 취급되었던 것이 결정적 요인이 되리라 추정된다.

그 현상이 지금도 외부 인사의 자리 메움으로 변하여 박정민 대기환경연구과장이나 이대균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과 같은 전문가들이 더 이상 진취적 야망을 접어버리게 하고 있다.

역사적 문명사에서 수많은 위대한 신들은 폭풍, 번개, 비 등과 연계되어 있다.

로마신화의 주피터는 번개를 조종하는 신으로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는 천둥과 번개, 고대 스칸디나비아의 신인 토르는 강력한 날씨의 신이며 번개의 신이었다. 성경의 시편에 등장하는 다윗도 구름과 번개와 비를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은 야훼라고 말하고 있다.

조선시대 임금들은 빈번하게 기우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세종 시대의 위대한 기술자인 장영실은 유럽 등 선진국보다 먼저 기상을 관측하고 천문을 보는 측우기, 해시계인 현주일구, 물시계 자격루, 시간과 계절을 알 수 있는 옥루, 공중시계인 앙부일구 등을 발명했다. 그렇게 선진국보다 앞서 대기환경의 계측장치를 개발한 위대한 대한민국의 대기환경산업의 현실은 지극히 초라하기만 하다, 대기환경학회의 40년을 되돌아보며 정책연구야 쳇GPT에 의존한다지만 기술개발의 국산화는 어떻게 가야 하는지 참 암담하고 예측마저 어렵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 환경 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