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희생자 추모시집- 꽃들이 졌다
이태원 해밀턴 골목
길샘 김동환
하얀민들레 산동네에서도 철거되고
도심은 노란민들레
계절갈이 한 지도 까마득하다
미국자리공이나 블루길은
저수지의 점령군으로 기거하고
크리스마스,핼러윈데이
해밀턴 이국의 도시들이
이태원을 찬탈한지도 한 백년 된다
살가운 우리의 도깨비들은
조명 빛에도 낯설어 숨어버리고
섬득한 해골,검은 뼈들
슬픈 전설의 기억만 쌓고 있는
이태원 풍속도
비버가 물길을 막았나
해밀턴호텔 골목은 역류되어
영혼들은 퍼즐처럼
하룻밤에 쌓여진 젊음들의 뚝방
어쩌란 말이냐
노란민들레에 취해버린
활화산처럼 분출하는 저 아이들을
놀러 간다 하여 잘 놀다 오라 했는데
어금니 꽉 깨물고
취한 눈빛으로
그저 바라만 보는 해밀턴 골목
햇살도 성애가 끼어 흐릿하다.
*김동환 시인은 1986년 <시와의식>신인상으로 등단하고 시집으로<둘이며 둘이 아닌 그대>,생태시집 <날고 있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다>등이 있다. 시 <이태원 해밀턴 골목>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시집<꽃들이 졌다>에 담았다.
추모시집에는 권택주,강영환,권혁재,김광렬,김윤호,김윤환,나금숙,나해철,박관서,박남희,박몽구,박수봉,심우기,안오일,오현정,옥효정,윤임수,이수풀,이재무,하종오,함진원,홍관희,황은주시인등 128명이 함께 했다.(희생자 159명의 숫자를 다 채우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쉽다.)
김창규위원장은 시집을 엮으며-이태원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마음으로 시 128편을 바친다. 별이 된 젊은이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빌어 마지 않는다. 그리하여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시로 남기는 작업을 통해서 세상이 밝아지고 어둠을 물리치는 한 줌의 빛이 되기를 바란다. 끝까지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도할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환경 경영학박사,시인,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