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의 부처님 오시는 날 나들이 길-1
능가산 내소사, 계룡산 신원사, 태화산 마곡사
무소유를 설파한 법정스님은 석가탄신일을 부처님 오신 날이 아니라 오시는 날이어야 더욱 희망적이다라고 말했다.
어린이날,금요일,토요일,어버이 날 그리고 석가탄신일을 보자기에 싸서 들쳐 안고 사찰 나들이를 떠났다.
코로나 19로 도심이라는 골방에서 2년간 살아보니 누군가 이같은 세상을 짊어지고 어눌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도 조금은 헤아릴 수 있는 듯 하다.
산사에서 절밥 공양좀 들면서 밤하늘의 별들이라도 느긋하게 헤아려 보고자 하는 사찰 순례길이다.
능가산 내소사, 계룡산 신원사, 태화산 마곡사등 주로 고찰을 찾아 길을 떠났다.
모두 새롭게 소생하소서- 부안 능가산 내소사
고즈녁하고 푸근하며 소박한 내소사
‘이곳에 다녀가신 이들 모두 새롭게 소생하라’(창건시 혜구두타스님의 말씀)라는 의미를 지닌 부안의 능가산 내소사는 백제무왕 34년(633년)에 창건된 고찰이다.
전에도 큰스님과 담담한 대화를 나눴던 곳으로 내소사나 마곡사나 대부분 임진왜란에 소실된 아픔을 지닌 사찰이다. 조선 인조 11년(1633년)에 청민선사가 중건했으며 고종2년(1865년)에 관해선사에 의해 중수되었다.
부속암자로 청련암과 지장암이 있으며 전나무 숲길 옆으로 국립공원이 관리하는 재백이고개 탐방로가 있다,
전나무 숲길과 일주문 앞에 수령 1천년과 700년을 지닌 느티나무가 여전히 청정사찰을 지긋한 눈으로 내려다 보고 있다.
일주문의 현판인 ‘능가산 내소사’라는 글은 일중 김충현선생이 쓴 글씨이다.
느티나무는 내소사 석포리 당산제를 지내는 신목으로 토속신앙의 기층민을 사찰에서 주도하여 불교적 의식으로 음력 1월14일과 15일 치러진다,
고려동종(보물 277호),부처의 설법풍경을 그린 내소사영산회계불탱(보물 1268호),법화경을 일자일배하여 그린 법화경절본사본(보물 278호) 그리고 자연의 신비로움의 극치인 대웅보전(보물 291호)의 꽃살문은 세월속에서도 은은히 정교한 꽃무늬와 나무의 속살을 아름답게 선사하고 있다.
대웅보전은 정면 3칸,측면 3칸으로 팔작지붕이며 문은 꽃무늬의 문살로 정교하게 조각되어 우리나라 최고 장식무늬로 꼽히고 있다.
특히 쇠못을 하나도 쓰지 않고 나무로만 짝을 맞춰 건축한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건축양식이다.
동종은 고려 고종 9년(1222년)에 제조한 것으로 내빈산의 청림사에 있던 것을 조선 철종 원년(1850년)에 이 곳으로 옮겨왔다.
종을 메다는 고리는 용무늬, 화려한 식물 문양과 종을 치는 당좌에는 연꽃무늬를, 종의 가운데에는 세 분의 부처가 조각되어있다.
가운데 본존불은 연꽃위에 앉은 모습, 좌우의 협시불은 서 있는 모습으로 장식과 문양이 정교하여 고려후기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한 오년만에 찾은 내소사에는 템플스테이 전용 아담한 사채도 새롭게 마련했다. 휴식형과 체험형이 있으며 1박 1인기준 6만원에서 9만원이다.
수련복(감물빛 조끼와 바지)으로 갈아 입고 저녁공양을 받았다.(저녁공양 5시30분,아침공양 6시)
부처님 오시는 전 날인데 내소사는 고즈녁하고 꿈꾸던 사찰 풍경 그대로여서 참 아늑하고 푸근하다.
스마트폰도 텔레비전도 없는 밤은 길었지만 간만에 별을 헤아리며 수차례 헤아리며(햇갈려서) 밤을 타고 넘었다.
내소사 일주문 앞 수령 1천년의 느티나무 옆 식당가 뒤편에 위치한 정든민박집은 연로한 주인장 내외가 정성스레 다듬어 놓은 꽃밭들로 온통 봄 축제다.
내소사로 진입하기 전에 다해꽃게장 식당에서 꽃게 잔치상을 받는것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이미 오랜 정통을 지니고 있고 2세 경영을 하고 있는 다해꽃게장 식당은 새우장,돌게장등이 주요 메뉴고 옆에는 함께 운영하는 젓갈판매점이 있다.(꽃게장정식 2만9천원,돌게장정식 1만5천원, 새우장정식 1만5천원, 젓갈정식 1만2천원/젓갈판매점에는 청어알젓,명란젓,창란젓,가리버젓,갈치젓,순태젓,씨앗젓갈등을 판매한다.)
(환경경영신문 www.ionestop.kr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시인, 문화평론가 김동환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