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찬물신앙, 세계 물의 성지-2: 길샘 김동환박사의 물의 세계
약수터,지하수도 오염되어 정수기물로 정화수를
인도 인드라 대왕은 영혼을 씻기위해 목욕을
일본 정치인 속죄하기 위해 미소기 세정식
과거에는 제주도 곳곳에서 용출되는 지하수를 정화수로 모시기도 했지만 지금은 제주도가 공급하는 수돗물이 아닌 수돗물을 한번 더 거른 정수기물을 정화수로 봉양한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제주도는 전국평균보다 화학비료는 3.3배, 양돈은 3배, 질산성질소 평균농도는 제주 서부지역의 경우 10배이상 농도가 높다. 분뇨의 무단방류등으로 제주도 지하수도 급격하게 오염되고 있다.
물은 무한한 인내심이 있지만 그 장고의 기간동안 인간은 인내하고 기다릴 수 없다.
제주에서 활발하게 파급되었던 물신앙이 물의 과학적 원리와 만나 좀더 인간사회에서 종교적 차원이 아닌 교육자료로 다시금 승화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Thales of Miletus 기원전 640-546)는 “물이 우주의 근원이며 물을 통하여 모든 것이 창조된다” 고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어느 누구도 같은 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라고 했다.
성경의 창세기에는 물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이 나뉘라 하리라(창세기 1:1-6)했다. 북미 인디언에게는 물의 정령은 저승세계로부터 사자로 여겨 무한한 경외의 대상이었다. 파라오시대에는 물을 상징하며 들판을 풍요롭게 하는 여신 안켓(Anket)에게 제사를 올렸다.
찰스 무어는 ‘물속에 비친 건물은 그 그림자에 빛이 채워지고 돌과 벽돌의 딱딱함이 보다 부드러워지며 아스팔트의 잿빛조차도 쉼없이 변화하는 신비한 색으로 바뀌어 매우 환상적인 모습’이다라고 했다. 건축학적으로 의미있는 탐구이다.
영국의 리볼루,파운틴수도원,프랑스의 트루와, 풍테네이수도원, 독일의 몰브론수도원등은 주변에 흐르는 물을 사용하여 영적으로 충만함을 얻고자 지어진 수도원이다. 이슬람 건축에서는 물은 부와 풍요,다산,시원함과 연관되어 실용성과 연계하여 건축양식이 발전되었다.
낙원을 뜻하는 파라다이스(paradise)는 폐르시아어로 우물이 있는 정원을 의미한다.
음악가 리스트는 로마 근처 에스테장에 머물면서 그곳의 분수가 크고 작은 수많은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화음을 듣고 “에스테 장의 분수”를 작곡하기도 했다.
중국의 풍수학은 물과 산등의 지형 구조의 배치에 따라 기, 즉 생명력의 근원이 되는 힘이 생겨난다는 학설에 기초를 두고 있다.
힌두전설에는 여덟명의 위대한 왕 중 인드라 대왕이 영혼을 정결하게 하기 위해 포트라마라이 쿨름(황금연못)에서 목욕을 하기도 했다.
인도의 아므라차의 황금사원에는 생명의 샘이 있으며 시크교의 3대 교주인 아마르다스는 이 샘가에서 희귀한 약초를 발견하여 피부병을 치유했다고 내려오고 있다.
영국의 웰즈 성당에는 샘솟는 물이 있는데 켈트족들이 병을 낫게 해준다는 물의 여신을 모시던 샘이다.
세계적인 온천지로는 이탈리아의 산 펠레그리노(San Pellegrino),독일의 바덴바덴,체코의 칼로비 바리(Karlovy Vary)등이 있다.
물은 강력한 정화력으로 다양한 종교나 민간신앙에서 세정식의 중요한 도구로 애용된다, 죄를 씻고 악마의 힘을 물리치며 살면서 접촉되는 많은 부정한 요소들을 제거하는데 물은 필수적이다, 탄생과 성인식,결혼등 인생의 전환점에서도 물은 성수롭게 사용된다.
유대교의 제사장의 세정식에서도 히브리어로 테빌라(tevilah)는 미크베라는 커다란 목욕통에 물을 받아 몸을 씻는다.
이슬람교의 세정식은 파라이드 알부두라고 하는데 코란에 “오 믿는 자들이여 그대들이 기도를 올리러 모이기 전에 얼굴과 손을 팔꿈치까지 씻으며 머리를 감고 발 또 한 발목까지 문질러 씻으라”고 쓰여 있다.
힌두교의 정화의식은 갠지스 강을 신성한 강으로 불리게 했으며 불교국가인 태국도 무속인이 치성을 드린 물을 신집 밑에 놓인 신상들의 그릇위에 뿌리는 의식을 하기도 한다.
일본 정치인 죄를 사하기 위해 미소기 의식
일본의 자연주의 신앙인 신토의 세정식은 신도들은 물로 입을 헹구고 맑은 물로 손가락 끝을 씻는 손물(테미츠) 의식을 한다.
몸 전체를 담그는 세정식은 미소기라 하여 결혼식등 특별한 날에 치루는데 정치가들이 과거의 잘못을 사죄 받고 다시 정계에 입문하기 의한 의식으로 미소기의식을 치루기도 한다.(대동아 전쟁 전범중에 미소기 의식으로 용서받고 사회생활을 마쳤던 인물도 있다.일본을 대표하는 축제로 ‘키사이 마츠리’는 카나가와 현 히가시하마라는 어촌에서 새해 2월 물로 온몸을 씻고(미소기의식) 알몸 축제를 한다)
북미 인디언의 정화의식에서는 한증 천막에서 땀을 흘리는 과정을 통해 정결함을 얻는 예식을 치룬다. 오늘날 한증막과 같은 구조로 뜨겁게 달군 돌에 찬물을 부어 증기가 발생하게 하여 공기가 습하여 더운 상태에서 숨쉬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주술사들은‘신의 빛이 숨 쉰다’라고 표현한다.
물의 치유능력에서는 구약에서 문둥병 환자인 시리아의 사령관 마아만장군에게 요단 강 물에 목욕을 일곱 번 하니 어린아이의 살 같이 깨끗해졌다고 전한다.(열왕기 하 5:10)
물 치료법에서는 로즈마리나 쑥과 같은 약초나 탄산염,소다,소금등을 넣은 물로 치료하기도 하고 월풀등은 소용돌이 치는 물속에서 통증과 부기를 치료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온천지명을 붙여 명명된 비시(Vichy)샤워는 샤워 꼭지에 다양한 강도와 각도에 따라 물줄기를 뿜어내는 여러개의 노즐을 장치한 물 마사지요법도 있다.
치유의 온천으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세종대왕이 안질치료를 했던 온양온천(라듐온천,57도),북미에서는 인디어들이 신성시 한 사라토가의 하이락온천(탄산수),유럽에서는 아르테미스테르미아(미네랄온천의 수호여신의 이름) 써미의 온천,북미에서는 알칸사스주 인디언들이 수증기의 골짜기라 부르는 핫스프링스는 튜니카스족이 치유와 평화를 가져다 준다고 믿었던 성지이다.
이슬람 전설에는 예언자 마호메트가 마르와에서 샘물을 마시고 병에 담은 물을 이마에 붓고 마시게 하니 기적처럼 병이 나았다고 전하고 있다.
예수가 세례의 중요성에 대해‘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요한복음 3:5)고 전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물이 1%만 모자라면 갈증을 느끼고 5%가 모자라면 현기중이 나며 8%에 이르면 내분비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며 몸속의 물이 10%가 부족하면 걷기가 힘들고 12%가 되면 생명이 위태롭다고 분석하고 있다.
장독위에 정한수(정화수)를 떠 놓고 치성을 드리는 모습이나 신선한 약수터에 촛불을 켜 놓고 기도하는 모습등 우리의 정통 아낙네들의 경건한 모습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제주도에 찬물종교도 신도들이 사라지면서 쇠퇴해지고 근거지도 도심개발로 사라져갔다. 지명이름이 바닷가에서 샘 솟는 엉물,포구 안에 솟는 샘인 말물,샌물이 내리는 끝을 말하는 샌물깍, 엉물 쭉 샘인 대천, 도두포구 상류에서 솟는 샘물인 오래물, 깨끗한 샘인 생이물, 생이물 곁에서 솟는 물인 펄랑물, 도두봉 끝 자락에 위치한 마구물등 제주도 토속 지명에 물과 연계된 명칭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에도 해외처럼 물과 관련된 유명한 약수,온천,계곡등이 있으나 이를 잘 보전관리하지 못해 그 생명력을 잃고 만 곳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수안보,온양온천과 충북 청원군 미원면 초정약수(생수)이다.
초정약수는 역사적으로 치유적 개념으로 사이다를 마시듯 탄산수인데 한때 세계 3대 광천수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초정약수 일대 지질조사 고찰'이란 연구에서 "조선총독부가 1936년 초정약수 일대 최초 지질조사를 벌여 세계적으로 희귀한 광천이란 평가를 했다"면서 이 지질조사 결과는 총독부 기사 코마다이 히사오(歐田亥久雄)가 정리해 '조선지질조사요보(朝鮮地質調査要報)' 7권 '충청북도 초정리 냉탄산광천 조사보문'에 실었다. 하지만 통일교재단의 일화사이다,일화 초정수(생수), 진로 생수,수산음료의 아침이슬, 정웅의 명수참물,창대통상의 롯데아이시스, 청수음료의 명수참물등 무분별하게 생수와 사이다,탄산음료의 전진 기지로 확산되면서 수량,수질,환경 모든 조건에서 과거의 명품적 특성을 상실하고 말았다.(프랑스 에비앙은 에비앙 전체 마을에 여타의 생산공장이 들어서지 못하게 차단하고 오로지 에비앙 생수만 공급하게 하는 철저한 보호관리로 유명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수안보 온양온천도 난개발로 과거의 명성을 잃어버리고 이제는 찾아오는 관광객이 없을 정도로 물의 특성을 상실하고 말았으며 우리나라 유명 온천들은 수명이 20여년도 되지 못할 정도로 단명했다.
유명 약수로는 고란약수, 청송군의 달기약수,방동약수,후곡약수,도동약수,찬우물약수등 30여곳이 있으나 관리가 허술하여 과거의 명성을 잃어 버리고 말았다.
온천이나 약수물에 대한 수원관리와 주변환경 조성에 실패하여 오염이 심화되고 마구잡이 개발로 수량도 부족하여 생명력을 잃고 말았다.
물의 자원과 물의 정신세계를 함께 어우르며 다시금 국가 미래 설계에 물의 진리가 스며들기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환경경영신문,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