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은 여러번 들어도 싫증나지 않고 좋아져
클래식은 어려운 게 아니고 그냥 아름다운 것
“음악은 공기와도 같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이 세상은 온통 음악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우리는 원하는 만큼 음악을 받아들일 수 있다”( 영국의 작곡가, 남작男爵, Baron,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 1857∼1934)
클래식음악에 관심을 가지면서 좋은 취미를 갖게 해 준 1등공신은 베를린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할머니이다. 평범한 할머니가 문화도시인 베를린에 와서 베를린 필과 도이치오페라하우스Deutsche Oper Berlin를 보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거라고 하면서 관심 없었던 나에게 끝까지 공연을 관람하게 만들었던 할머니다. 오페라 또한 그 할머니의 지독한 권유로 도이치오페라하우스에서 <토스카Tosca>를 관람하기도 했다.
내게 클래식음악이 다른 음악과의 차이를 물으면, "여러 번 들어도 싫증나지 않고 더 좋아지는 음악" 이라고 답한다. 들을수록 더욱 좋아지게 된다. 보통 처음 들을 때보다 몇 번 들었던 곡이 흘러나오면 더욱 좋아짐을 느낀다. 수백 년 전에 작곡한 곡들이 왜 이렇게 좋은지는 알 수가 없다.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아름다운 곡들에 대해서 그냥 느껴지는 감상, 위대한 작곡자들의 사랑이야기, 작곡가의 작곡당시 심정 등에 대해서 꾸밈없이 대화를 나누면서 보다 친근감 있게 다가 설 수 있었으면 한다. 클래식 음악은 어려운 게 아니고 그냥 아름다운 것이다.
같은 음악이라도 연주자나 오케스트라에 따라 우리에게 주는 느낌이 다른 것은, 곡에 대한 해석에서 나오는 것이다. 곡의 탄생 동기나 작곡가의 의도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이 있지만 당시의 시대적 배경, 작곡가의 일생 등도 우리가 충분히 이해하는 것 또한 음악 감상에 중요한 인자이다. 같은 곡을 여러 연주자·지휘자 것을 들어보면서 그 차이를 느끼면서 분석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클래식음악을 감상하는 귀가 열리게 된다. 클래식음악은 역시 아는 만큼 들리기 때문이다.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은 청년시절부터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비인 교외의「하일리겐시타트」마을 전원에서 요양을 하였다. 이후 38세에 이곳 전원에서 다시 요양을 하게 되는데, 그때 받은 자연에 대한 감명을 작품에 담은 것이 교향곡 제6번 <전원 교향곡>이다. 그는 이 곡을 전원생활의 회상이라 하였다. 작곡가 자신이 직접 제목을 붙여 전원을 그대로 묘사한 표제음악이다. 귀가 점차 들리지 않자 사람들과의 접촉은 줄어들고, 전원을 무척이나 사랑했던 베토벤은 그 마음을 전원 교향곡에 담았다. 장엄하고 무거운 베토벤의 다른 교향곡과는 달리 아름다운 선율로 자연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곡이 <전원 교향곡>이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음악을 좀 알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듣고 말할 수 있을까 묻기도 한다. 모임에서 좋은 음악을 소개하기도 하고 아예 모임을 예술의 전당에서 음악회 관람을 하기도 한다. 이들의 반응은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고 즐거웠다"와 "잠이 와서 혼났다"고 말하는 두 가지가 공존하고 있다. 후자인 경우에는 7순을 넘기는 때가 되면 정말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해 준다. 가까이서 보고 듣고 하다 보니 세월이 흘러 갈수록 점점 이해도가 높아가고, 해야 할 일도 줄어드니 음악을 들을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도 한 원인일 것이다.
은퇴 후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건강, 경제력 그리고 여가 활동이다. 건강과 경제력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여가활용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일까? 이런저런 핑계로 미뤄왔던 클래식음악이 이제는 우리를 찾아와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클래식음악은 누구나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르이다.
나라를 빼앗기고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동요를 만들어주어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주었던 홍난파 선생은 서양음악의 시작점에 대해 “서양음악은 아주 옛날, 신을 찬양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면 신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기독교가 중심이던 중세시대까지 종교음악이 발전했다. 이때만 해도 악기 없이 목소리로 부르는 곡이 많았는데 교회에서 부르는 찬송가나 성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음악이 생기고 음악이 본격적으로 발전되기 시작한 것은 1600년대에 들어설 무렵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환경경영신문,양형재 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