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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샘 김동환 칼럼 '전남 강진 공단의 기적'

전남 강진 공단의 기적

-읍참마속(泣斬馬謖),누참마속(淚斬馬謖)- 

촉과 위나라의 군사력 차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 정도라고 할까.

형세적인 판단에서 공명의 선택은 쉽게 이길 수 없는 전쟁이니 최악의 경우에도 지지 않는 싸움을 하자라는 전략을 세운다,

제갈량의 공격을 받은 위나라의 조예는 명장 사마의를 보내 방비토록 했다.

이에 제갈량은 사마이와 대적할 장군을 찾았는데 제갈량의 친구이며 참모인 마량의 아우 마속이 나서지만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마속은 실패하면 목숨마저 내놓겠다며 다시금 청한다. 제갈량의 거듭된 만류에도 마속은 자신의 전략으로 사마의와 결투를 했지만 대패하고 만다,

결국 제갈량은 눈물을 머금으며 친구의 아우인 마속의 목을 벨 수밖에 없었다.

엄격한 군율이 살아 있음을 전군에게 알리기 위한 행위로 후에 눈물 흘리다 는 누()를 덧붙여 누참마속(淚斬馬謖)이란 고사를 남긴다.

 

위나라에는 진나라와의 전쟁을 준비하던 오기라는 장군도 있었다.

북쪽 성문에 막대기 하나를 꽂아놓고는 이것을 남쪽 성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좋은 농토와 집을 주겠다는 홍보를 했다. 그러나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깟 일을 한다고 그렇게 큰 상을 주겠냐는 불신이다. 얼마 후 한 사람이 밑져야 본전이라며 깃대를 남쪽 성문으로 옮겼다. 오기는 그에게 약속한대로 농토와 집을 주었다. 다음에는 콩가마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옮기면 마찬가지의 상을 주겠다고 했고 사람들은 앞 다투어 콩가마를 옮겼고 그들에게도 상을 주었다.

마침내 진나라를 공격하던 날 제일 먼저 성벽에 오르는 자에게는 높은 벼슬을 주고 집과 농토를 준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진나라의 성은 함락되고 말았다.

 

최근 상하수도 관련 기업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규용 전 환경부장관은 솔직히 환경산업은 언제 호황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동안 재미를 크게 보지 못하고 언제나 떠오르는 분야니 내일은 좋아지리라 이제나 저제나 좋은 날을 기다리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환경부장관시절인 2007년 정부는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쳐 물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10년 안에 베올리아 수준의 세계 일류 물기업을 2,3개 만든다는 원대한 목표아래 계획을 발표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실행되지 않아 기업인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환경 분야는 대표적인 규제분야로 시장의 원리인 수요 공급의 법칙에 따른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되지 않았다. 정부의 강력한 법집행에 의하여 시장이 창출되고 효과도 발생되며 환경산업도 활성화되는데 그동안 정부의 법집행 의지가 이런저런 이유로 약해지면서 환경규제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환경시장이 매우 위축되었다.’라며 스스로 정부의 환경정책 흐름에 대해 읍참마속의 또 다른 눈물을 보여주었다.

대한민국 남도의 끝자락 월출산 깊은 골마다 다산의 실학정신과 김영랑 시인의 시혼만이 숨 쉬는 강진.

북일면 장수마을에서 주작산 휴양림을 지나 흔들바위와 다산의 채취가 살아 숨 쉬는 조석루, 다산사위묘, 명발당 등 모두 유배생활을 한 다산의 흔적만이 살아있는 그 강진에 환경을 테마로 하는 강진산업단지가 조성됐다.

산업단지가 조성되던 초창기 필자도 강진산업단지를 정도영 당시 초대 전남환경산업진흥원장의 초청으로 2-3차례 방문했었다. 물론 기업유치를 위한 현장 답사였다.

그저 유배지의 월출산과 영랑의 고향인 자연과 실학사상과 정신적 향수만 강했지 공단조성을 위해 토지정리 작업을 하던 광경은 너무도 황량했고 공단으로서의 입지적 위치가 부적합하다는 의식이 앞섰다.

그러나 그 황량하던 강진산단은 민선 7기 이승옥 강진군수가 입성하면서 달라졌다.

더불어 행복한 강진, 군민이 주인입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게 40개 공약사업의 하나인 강진산단은 지난 6월 마침내 100% 분양에 성공했다.

이 군수 취임이전까지만 해도 고작 16.4%의 분양으로 공단내부 조직원들조차 이직율이 높았던 험지이다.

분양된 총 42개 업체는 환경 분야 20개사, 태양광 9개사, 농축산가공 5개사, 건축소재 3개사, 기타 5개사이다.

낯익은 기업들도 눈에 들어온다, 염소투입 수위조절기 제조사인 시온테크닉스, 맨홀제조 진성산업, 태양광 모듈 SDESS, 철제수문 덕성이엔지, PE팰릿 다온폴리텍, 탈황촉매제 로우카본테크, 고형연료 보광에너지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적정 환경기술들이 모여든 것이다.

반면 가장 최적의 조건을 갖춘 인천환경산업연구단지는 총84개 입주기업 모집에 44개 업체가 모였고, 국가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27개 업체만 입주의사를 밝혀 분양율이 50%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어떻게 이런 놀라운 기적과 같은 폭발적 호응 속에 국내 3대 환경산업단지에 가장 먼저, 가장 취약한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분양을 하였을까.

여기에는 바로 신뢰와 더불어 상과 벌을 철저하고도 준엄하게 그리고 공정하게 엄수한 이승옥 군수의 실행력이다.

이 군수는 투자유치에 성공한 민간인에게는 총 4단계로 2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고 공무원들에게는 인사고과에 철저히 반영시켰다.

기업유치 실무협의회 운영, 추진상황보고, 민간투자유치위원회 구성, 기업유치 유공포상제 실시 등을 위해 강진군 투자유치 지원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했고 강진군 지방공무원 근무성적 평정관리 규정도 재정했다

기업이라고 찾기 어려웠던 강진군에도 기업경영자협의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 물산업클러스터는 아직도 법의 테두리에 머물고 있고 입주기업들에 대한 적정한 혜택이나 지원책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는 것이 차별 점으로 나타난다.

교통, 위치, 기반시설은 물론 생활환경 모든 면에서 강진은 인천과 대구와는 다윗과 골리앗인데 말이다.

이낙연 총리가 도지사시절 설계한 전남개발공사가 투자한 431억 원(강진군 101억 원)은 결국 1조원 이상의 일자리창출과 경제적 효과를 얻게 되었다.

이래서 상과 벌은 준엄해야하고 가슴 아프지만 눈물을 보이면서 목을 쳐야 했던 제갈의 아픔이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농토와 집 그리고 벼슬을 주던 오기 장군이나 조례까지 개정했던 강진군 CEO 이승옥 군수의 놀라운 통치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여, 환경을 다뤄야 하는 환경관련 중앙부처 공직자들도 한번쯤 되새김하길 권하고 싶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김동환)

*읍참마속: 큰 목적을 위하여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