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 김동환의 시세계
개 꿈꾸던 날
개나리가 봄을 들썩이고
개구리는 밤을 저울질 한다
개똥쑥향 모기를 취하게 하는데
개나리 봇짐메고 산길서
개불알 꽃과의 짧은 만남
개팔자 상팔자라더니
개는 벌건 대낯 널부러져 누웠는데
개만큼도 편치 않은 세상
개거품 물고 헐뜯지도 못하고
개지랄 떨지도 못하고
개년,쇠년 욕도 못하고
개같은 하루.
개나리 봇짐 동여메고 돌고 돌아도
개차반같은 세월의 원형속에 쳇바퀴 돌다
개꿈에서 울다 웃다 깨어난 아침
개꿈이라도 꿈이 있어 살맛난다.
*인천문학/2017년 4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