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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 정담-이국로의 ‘어느 한 검도인의 계고(稽古)’

 

경영자 정담-이국로의 어느 한 검도인의 계고(稽古)

 

 

바른 정신을 세우기 위한 하나의 제언

이 국 로(李國老)

 

나는 평생을 경영인이면서 검도인(劍道人)으로 살아왔다. 그러다가 어떤 기회에 바른경제동인회를 알게 되었다. 내가 살아온 삶과는 전혀 동떨어진 이 단체의 지향하는 바가 우리 검도인의 정신과 매우 흡사하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 매우 흥미로운 마음으로 자주 만나고 있다. 검도의 정신은 금지(禁忌)’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 바른경제동인회 역시 경영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위해 고뇌하며, 같은 뜻을 공유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검도 8단이다. 검도에서는 최고 단이다. 더 이상 더 높은 단이 없다. 그래서 나는 항상 내가 검도 8단임을 가슴에 품고 산다. , 금기의 정신을 품고 산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을 때에는 나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에서 경멸이 느껴진다.

농담 같지만, 우리 검도 사회에는 이런 세 가지 말이 돌고 있다. 첫째는 아무 사람과 다투지 말라는 말이다. 다투는 일은 소인배가 할 일이기 때문이다. 기껏 검도를 수련해 작은 자들과 다투는데 검도를 써서 되겠는가? 특히 아내하고도 다투지 말아야 한다. 그냥 남들처럼 부부싸움을 해도 사람들은 아내를 약자로 보고 검도인이 아내를 때릴 수 있느냐고 비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가벼운 농담이라도 해서는 안 된다. 당장 체신 머리 없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특히 가까운 지인들과도 야한 얘기를 하는 것은 절대 금기시해야 한다. 검도의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첫 번째와 비슷한 이야기지만, 아이들 싸움이라도 끼어드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 휘말리면, 검도인이 아이들을 때렸다고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검도인을 보고 이렇게 마치 도 닦은 도인(道人)처럼 생각한다. 아마도 경영을 하는 사람들 역시 주변 시선으로부터 흠 잡힐 일을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요즘 세상에서는 이 권력이기 때문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못한 약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정신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검도의 역사를 좀 알고 나면, 검도인의 정신에 대해 이해하게 될 것도 같다.

검도(劍道)는 인간이 생겨난 이후 살아남기 위해서 하는 사냥의 수단으로서, 또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왔다고 볼 수 있다. 검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 또한 나무나 돌로부터 시작되었다가 청동기를 지나서 철로 칼을 만들게 되었다.

일본은 우리나라나 중국처럼()’을 숭상하고()’를 천시하는 나라가 아니라()’를 숭상하는 나라였다.‘()’를 숭상하는 사람들이 나라를 지배하게 되다 보니()’을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리고 무술은 이제 살아남기 위하여 전쟁이나 호신용이 아닌도장(道場)’문화로 변화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서 체력을 중심으로 하는 무술(武術)과 수양을 요구하는 도()를 결합하여무도(武道)로써 훌륭한 사람을 만든다는 의미를 표현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검도의 이념을검을 몸으로 수련하여 그 이치를 깨달아 훌륭한 인격을 형성하는 것에 있다고 정의하였다.

이로부터 검도는 곧 이중인격(二重人格)이라는 관념까지 생겼다. 즉 검도는 상대와 칼을 겨누고 목숨이 걸린 싸움을 할 때의 살인(殺人)하려는 마음과, 평소에 고수가 지녀야 할 마음의 수양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적을 죽이려는 살인의 마음을 잔심(殘心), 그리고 남을 살리려는 활인(活人)의 마음을 존심(存心)이라고 하면서, 100명을 살리기 위해 하나를 죽이는 것은 활인(活人)이라고 하는 논리도 존재하게 된다.

뿐만 아니다. 부처님 말씀, 공자 말씀, 노자 말씀 등 동양의 성현들의 좋은 말들은 모두 다 모방해서 일본화 하였다. 검법(劍法) 또한 우리나라의 예도(銳刀)와 본국검(本國劍)을 차용해서 일본 것으로 변화시켰다. 첫째도 예(), 둘째도 예(), 셋째도 예() 하면서 국기(國旗), 스승에, 동료에 절을 하도록 요구하고, 신발 정리부터 일어서고 앉는 자세까지 정리 정돈 하도록 요구한다. 인간을 강제로 형틀에 넣어 교육함으로써 외양만이라도 인간됨을 인정받게 만든다. 그럼으로써 일본 문화를 몸에 익히고 존경하게 만든다.

이것을 좀 더 일본식으로 말하여사무라이 정신이라 하면서무사도(武士道)’라는 책을 쓴이도베이 이나죠라는 사람을 영웅으로 받들어 모시고 있다.

오죽하면 맥아더 사령관이 일본 칼을 몰수하고 검도를 폐지했을까. 한 번쯤은 돌아보아야 하는데도 2014년부터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의무적으로 검도를 하도록 유도하는 일본이 못내 두렵고 의심이 간다. 얼마 전 일본의 황실 며느리가 동경 무도관 본부석 최상단에 꼿꼿이 앉아서 검도 시합을 관람하면서 한 시간 동안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검도 실력이 4단이라고 하는데, 정말로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아니 무섭고 두려웠다.

일본의 핍박과 서러움에 몸서리치던 이승만 대통령도 1년에 한 번씩 경무대에서 검도, 유도, 공수도, 무도 대회를 직접 참관하고 격려하셨다. 그런 와중에 공수도(가라데) 시범을 보시고는 단장인최홍희 대령에게가라데의 모습이 옛날 택견 같구먼!’하셨다. 그 말씀으로부터 태권도(跆拳道)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검도 공인 4단인 박정희 대통령께서 친필로국기태권도(國技跆拳道)”라고 써주신 것이 오늘날 국기원(國技院)의 시조가 되었다. 그 후 태권도는 올림픽 예비종목까지 올라간 우리나라 대표적인 전통 무도가 되었다. 물론 그렇게 된 데에는 김운용 IOC 의원의 탁월한 리더십도 있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고유 무술을 자랑하면서도 무도관(武道館) 하나 없다. 전쟁에서의 승리는 무기가 좋고 머리가 좋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정신력이나 국민의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우리에게는 무예제보(武藝諸譜), 무예제보 속편, 무예신보,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등 세계 최고의 무예 병서가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우리 조상이 남긴 국가안보의 혼이다.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보물이다. 이것을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대통령도 알아야 한다. 무도관을 지으라는 이야기다, 전통무예진흥원도 만들어야 한다.

북한은 정조 대왕이 만든 어정무예도보통지2016년 아시아 태평양, 그리고 20171027일 세계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록하고 그 속의 그림을 북한 태권도의 원조로,김홍도가 그린 것으로 만들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옛것을 생각하되 지금에 비추어 보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리의 길은 옛 것을 복구하는 것이 아니라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며, 오늘의 전통은 미래의 전통이 되어서 변화하기를 바란다. 그 본보기가 바로태권도라는 것이다.

경영인도 양심인이 되기를 바란다.

 

*한국예도문화장학체육재단 이국로이사장(47년생)은 충북진천출신으로 진천중,청주기계공고,한양대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지주산업을 창업(73)하여 유화수지,()사이몬등 3개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주이다.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환경분야에서는 한국플라스틱자원순환협회장을 역임했다.

용인대 무도학과 명예박사학위를 수여받았으며 국민생활 체육표창,무역의 날 동탑산업훈장을 받았으며 지난 1366세에 검도 8(교사)으로 승단했다.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상을 받았으며 저서로배를 째라,그리고 판을 바꾸어라우리검도 본국검예도를 간행했다.

한국예도문화장학체육재단 이사장이며 검도 8,태권도 9단으로 천주교(시몬)신자며 골프도 수준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