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학(姓名學)
길샘 김동환
살아있는 것들은 이름값을 한다
침묵시위를 하는 바위와 산도
하물며 거시기 같은 행위도 이름값 한다
구린내가 난다하여 누린내 풀
톡 쏘는 지린내가 나서 쥐오줌 풀
첫 사랑의 쓴 맛, 수수꽃다리
하늘을 날 수 있어 하늘 다람쥐
맹,맹,맹,꽁,꽁,꽁 운다하여 맹꽁이
사람도 이름값 하며 살아야 하는데
허겁지겁 살면서도
솟대처럼 울컥 울컥 솟아나는 꿈
그 꿈 산산이 부서져
산산이 부서진 이름으로 불러야 하나
풀 한줄기 한줄기마다 꽃은 피어나고
무수한 잡풀도 이름은 있으며
그 이름 하나하나 불러 주마 읍소하지만
질겅질겅 짓 밟혀도 꽃은 피어나고
질경이에게 세상사 이치를 학습한다면
이름값이라도 하려나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 2018년/학산문학 봄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