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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시 -고경옥시인의 시집 –서랍속에 눕다/까치발

한편의 시 -


 

까치발

 

               고경옥

 

생강나무 가지를 올려다본다

 

먼저 도착한 햇살과

집 나온 나비와

누군가 두고 간 손수건에

닿아보려고

 

볼이 파래지도록

허리가 위태롭게 흔들리도록

안간힘으로 발끝을 올리고

 

혼자 물끄러미 서 있는 제비꽃

 

*고경옥시인의 시집 서랍속에 눕다-에서 시 한편을 골랐다.

얼마 전 시인들의 발표시중 생태시들만 추려 생태시집 달빛아래 꽃물 들이다-출간 이후 생태관련 시들에게 유독 애정이 간다.

-계절이 바뀌면 그냥 꽃이 피듯-(피아노 계단 중에서),-스멀스멀 향기가 번지고/몸속 여기저기로 연기가 퍼질 때마다/그렁그렁 맺히는 멍울-(아카시아 중에서),-비가 미친 폭포처럼 쏟아지는 어떤 날에는/초록 나비를 앉혀놓기도 하구요-(페디큐어 중에서),-땅에 뜬/별 같기도 한/달 같기도 한/비가 온 다음 날은 눈물 같기도 한-(달개비 중에서),-주목나무 아래/음식물 쓰레기통 속은 산란 중이다-(징그럽게 아름다운 중에서)

자신의 내면을 감추지 않고 전나의 나신을 살짝 실루엣으로 가리는 듯한 시집이다.(길샘 김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