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화제: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아내 그리워 하는 시들로 가득
남편 두고 혼자 먼저 가는 버릇 어디서 배웠노
*79년 팔당취수지 통수식에서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박정희전대통령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정흥원위원장)에서는 최근 박정희 전집편으로 –남편두고 혼자 먼저 가는 버릇 어디서 배웠노-를 출간하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책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 친필로 쓴 시,짧은 기행문,에세이등과 스케치한 수채화와 크로키 몇 점도 소개했다.
시적 형태의 글 중에는 대체적으로 육영수 여사가 떠난 이후 그리워하는 시편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세월은 흘러 흘러/꽃은 갔다가 다시 돌아왔건만/인생은 나그네처럼/잠깐 왔다가 한번 떠나가면/다시 돌아올 줄 모르더라.(세월은 흘러 흘러.1976년 4월8일)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꽃이 피고 꽃이 져도/ 밤이 가고 낮이 와도/ 당신은 아는지 모르는지/ 해가 뜨고 해가 져도/달이 뜨고 달이 져도/여름이 가고 가을이 와도/ 당신은 아는지 모르는지.(아는지 모르는지. 74년 9월1일 밤)
만산이 단풍에 물들어/나뭇잎이 하나 둘 떨어지는데/저기 저 쭉쭉 뻗은 고속도로/저기 저 산과 하천/저기 저 나무 저 마을/ 저기 저 민가/ 모두 다 전과 다름없건만/거기에 있었던 그림자/ 이제 보이지 않고/이제 찾을 길 없네/ 어디로 갔을꼬/ 그 그림자/ 어디서 다시 찾아보리/그 그림자.(만산이 단풍에 물들어)
춘삼월 소묘,영수의 잠자는 모습을 바라보고등 15편의 시들은 모두 영수(육영수여사)를 노래하고 그리워하고 그리움속에 자신이 이룩하고자 한 국가 건설 현장을 간간히 녹여가고 있다.
3부에서는 국가의 통치자로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낀 소회에 대해 짧은 에세이식 소감을 피력하면서도 육영수여사가 떠난 1974년 8월15일 이후의 글들에는 아내의 그리움이 눈물로 물들여져 있다.
-조국의 산야가 살찌고 건강해져 가는 것을 피부로 느낄 정도로 변모해 가고 있다. 겨례의 마음이 착해지고 기름져 가면 산하도 마찬가지로 달라져 간다고 느꼈다.-(영동고속도로 공사현장 시찰. 75년 9월2일)
-74년 5월 14일 한국자연보호협회 회원들이 청와대에 찾아와서 아내에게 동 협회 총재를 맡아 달라고 청하던 날이다.(중략) 아내는 남달리 자연을 좋아하고 아꼈다.
“ 이 다음에 이 자리 그만두거든 시골에 가서 조그만 집 하나 짓고 살아요. 그리고 그 뒷산에는 바위가 있고,바위 밑에는 맑은 물이 나오는 그런 곳에서 살아요.”아내가 자주 하던 말이다.
아내는 그것이 소원이었다. 그 조그마한 소원을 이루지도 못하고 그이는 갔다.
지금도 지방에 다니다가 나무 있고 바위 있는 산이 있으면 나는 유심히 그 산을 보게 된다. 그이가 저런 곳에서 살기를 원했는데 하고. 그러나 이제는 누구와 같이 그런 곳에 가서 조용히 살까.(77년 3월7일)
-오후 2시부터 당정 연석회의에서 작금 미국 조야에서 연일 거론되고 있는 주한 미 지상군 철수 문제에 대하여 토의하였다.(중략) 이제부터 1980년 말까지 향후 4년 동안에 자주국방태세를 완벽하게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동시에 4차 5개년 계획도 1년을 단축하여 80년 말까지 대부분의 주요 사업들을 완결 짓도록 속도를 가하기로 하였다. 자기 나라를 지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역사의 한 전기가 될 것이다.-(77년 3월15일)
-기상하여 공관 후정 산책. 후정 벚꽃터널을 걸어 본다.1974년 4월9일 아침 영수와 같이 마지막으로 거닐던 이 길, 추억의 꽃길을 걸어간다. 낙화가 길을 덮고 있었다. 영수의 우아한 한복 차림의 그림자가 내 옆에 내 뒤에 걸어가는 듯. 같이 걷고 있다는 기분으로 걸어간다. 확실히 오늘만은 그이와 같이 걷고 있다.
매년 봄이면 길을 걷는 것이 나의 가장 즐겁고도 감상적인 시간이다. 현관 앞 태산목 밑에 서서 또 추억에 젖어 본다.-(진해 해사 교정 후정에서.77년 4월12일)
(환경경영신문/심화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