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자 시집-승객
꽃무릇
숲이 깊게 어우러진
성북동 길상사
백석의 안부가 궁금해서
버선발로 달려 나온 자야
상사화 되었나
절간에 들어서니 극락전
앞마당에 꽃무릇이 환하다
임은 가고 여운만 남아
온 종일 초가을을 태운다
*백석: 월북한 시인 본명 백기행(1912-1955)
*자야: 백석의 연인
-시인은 호수공원을 산책하다 한 귀퉁이에 서 있는 남녀의 조각상을 보고 아재!하고 부르며 다가간다, 이 장면이 바로 사물과 인간이 동격이 되는 순간이다.
시의 궁극적 화두는 사물과 인간의 경계를 내려놓는 일이다.
시인의 눈에는 자연이면서 인간이며 시인 자신이기도 하다, 결국 그 모두가 동격이 되는 시간 앞에 시인은 서 있는 것이다.(이경림 시인의 -상실이 주고 간 눈부신 선물-중에서) *길샘(환경경영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