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이상아 시집-거룩한 밥상
소(炤)-가을,플라타너스
기침 한 번에
숱이 빠지는 여자
가습기 없는 방에 서 있다
방금 이지러지기 시작한 달빛
젖은 눈으로
저 닮은 여자를 어루만진다
손이 닿으면 이내
바스라질 것 같은 얼굴
금세 화색이 돈다
그림자 밟으며
집에 가는
길.
*견보속화 연개문/영월고시 각반축/폐유갈만 비갈도/시영매봉 붕막활/ 쉬회사춘 맥향설
소응초상 림섭무/항여할요 괄요각/쇄건순울 적시송/박융미재 청임연/순엄냉계 단주절
생,천,지,간( 生,天,地,間)
이상아시집 “거룩한 밥상”을 펼쳐 보면서 생뚱맞게 시제 앞의 한문제목을 연붙여 나열했다.그럴싸한 한시가 재탄생한다.
-견보속화 연개문(甄步簌畵 連開文):질그릇 속에는 무성한 모양들이 그려지고 학문은 끝없이 열려지는데....-
박서영시인은 해설에서 –시인은 현실을 등한시하지 않고도 꿈의 성찰에 이르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글자,어휘,라는 단어를 선택한다. 이상아 시인의 언어가 외관이나 표피만을 쓰다듬는게 아니라 진정한 본질을 꿈꾸는 것은 천지간의 근원을 들여다보려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길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