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 탐색
권경애와 허백 부부 개인전
생활속에 입체공간 찾는 남편 허백
벽과 벽속에서 숨겨진 흔적을 찾는 부인 권경애
최근 서울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에서는 주제가 선명한 허백조각가와 권경애 회화로 꾸며진 부부전이 열렸다.
부부가 동시에 한 공간에서 열리기도 하지만 미술관 1층에 허백조각전을 2층에 권경애회화전을 별도 구별하여 동일한 기간에 개최하기는 매우 이색적이다.
이들 부부의 생활속으로 잠적해보면 권경애씨는 남성,허백은 여성적 생활리듬을 타고 절묘한 가족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작품속에서도 고스란히 베어나 고유의 개성이 살아나고 각자의 예술세계에서도 유감없이 분출된다.
부부이면서도 선명성이 명증하게 구별되어 고유의 작품성이 살아나고 혼재되어 변질된 작품을 찾기 어렵다.
조각가 허백은 원과 사선,그리고 곡선을 스테인레스 재질과 철을 이용하여 교태스러울 정도로 생활속 감미로움을 던져준다.
인천조형작가협회 창립회원이기도 한 허백은 재료와 기법에서 묶여지지 않고 생활 공간에서 넉넉한 명상의 시간을 갖게 하는 조용하고도 깊이 있는 그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금보성 개인전에서 보여준 작품들은 조각가가 걸어온 횡보를 알려주는 발자취도 찾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생활속에 알을 품고 있으면서도 꿈과 미래와 제 4세계를 지향해 가는 원과 사선의 방향점을 관객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단아함속에서도 끊임없이 발산되는 내면의 용트림을 삼켜가며 2층으로 오르면 또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땅과 하늘을 경계에서 절단적 극한 대립이 아닌 사선으로 이어지는 원과 사선의 교체적 미를 살린 초기 작품(80년대)에서 선과 직사각,삼각형의 형태적 미와 강력한 남성적 이상의 강한 색상과 대형 캠버스로 관객을 압도하는 2000년대의 회화시대를 지나 권경애의 안정된 깊이 있는 회화세계속으로 함몰되게 한다.
중첩되고 반복되는 물방울 갖기도 하고 삶의 상채기 같기도 하면서 가늘고도 여리게 이어지는 선과 선들의 반복과 숨겨진 제 3세계의 비밀들이 면면히 드러나 보이면서도 그래픽적 요소가 함축되어 묘한 신비스러움을 선사한다.
허백,권경애 부부와 연선,윤선 두 자매는 음악을 하는 가족으로 부모는 미술,자녀는 음악인인 예술가족이란 점에서 이번 부부전은 다시금 관심을 모은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시인 길샘 김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