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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샘 김동환의 화랑가 나들이 ‘목우회공모전’-고목에서 다시 꽃피우는 시대가

길샘 2021. 12. 31. 12:51

길샘 김동환의 화랑가 나들이 목우회전

 

시대적 조류 속에 새로운 정립 절실한 목우회 공모전

고목에서 다시 꽃피우는 시대가 열리길

 

 

추상미술의 난립을 경계하고 자연에 입각한 서정적이고 사실적인 표현을 통해 한국적인 회화를 이끌어가고자 탄생한 미술단체가 목우회이다. 60여 년간 회원들의 활발한 창작활동과 역량 있는 신진작가 발굴을 통해 한국 구상미술의 발전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

19586월 덕수궁 고목나무 아래에서 이종우(李鍾禹), 도상봉(都相鳳), 손응성(孫應星), 이종무(李種武), 이병규(李昞圭) 등 사실주의 화가들이 주축이 되어 우리의 미술은 아카데미즘의 토대를 튼튼히 해야 한다는데 뜻을 함께하고 창립했다.

출발은 신선했고 무질서하게 난무하는 화단의 새로운 경각심과 미래를 염려하면서 탄생된 목우회는 당시 화단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6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목우회가 주관하는 목우공모미술대전이 58회를 맞았다. 현대사회의 10년은 과거 100년의 세월보다 더 급박하게 휘몰이치고 있다.

독창성과 주제를 확고히 하면서도 어느 특정 층의 아류로 변질되거나 고착화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하는 것이 구성원들에게서 매우 중요하다.

급격하게 변화된 사회적환경은 인터넷을 통해 화가 개개인의 존재와 작품을 알리고 세계 시장의 흐름과 애호가들의 경향도 실시간으로 간파하게 된 오늘이다.

비교적 굼뜨고 사회변화에 둔감한 화가들이지만 제도권이나 집단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자신의 행위의 표현적 상징물을 스스로 선보이고 직접 독자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간만에 목우공모미술대전을 참관했다. 분명한 것은 작품들 속에서 현대사회에 동화되고 공감하며 정신적 교감을 얻는 데에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심사평에서도 고정수 조각분과위원장은 갈수록 손에 의한 작업을 소홀히 하고 있다.” 박회원 서양화분과위원장은 변화의 노력 없이 매너리즘이 아쉽다라고 했으며 윤장년 수채화분과위원장은 예전에 비해 수채화기법 연구가 미숙한 작품들이 많다. 너무 아마추어적인 작품을 보면서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기에 호기롭고 개성 강한 작가들도 붓을 들 힘이 빠졌나. 안타깝다라고 말하고 있다.

목우회 60년을 반추하면서 내심의 고민과 생존의 안녕을 염려하는 독백들이 더 크게 들려온다.

그런 현실적 한계를 벗어나 입상자와는 상관없이 순수한 작품과의 공감대에서 박형권의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든 새김옥순의 박타푸르의 여인들김쾌분의 행복한 청색지대김수국의 침묵의 언어윤태영의 고향길황인재의 깊은 겨울의 숲조안의(사진상단)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김경숙의 푸른정원손윤지의 시선 속에서’(사진,아래)를 눈여겨보았다.

새싹들 나름의 실험적 요소와 작가로서의 갈등적 모색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소수 컬렉터 집단이 아니라 다수의 미술 애호가를 위한 페어로 변화되어야만 하는 사회구조에서 오늘을 직시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다시금 그려보는 목우회의 새로운 지평이 기다려진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 박사, 시인,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