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두식 시집- 가는 것은 낮은 자세로
이른 낙화를 보며
노 두 식
바람 분다고 꽃 지는게 아니지
꽃도 제 마음에 겨워
스스로 떨어질 때가 있는 거지
내가 바람
네가 꽃일 때
꽃 피라고 봄이 온 것 아니고
꽃 지라고 바람 불지도 않았지
바람 따라 봄 피어나고
그 속에 꽃 한 송이 봉긋이 이쁘면
우리 다시 도타운 사랑 한 번은 볼까
그 분홍빛 마음이 일기는 할까
네가 바람 내가 꽃이라도
*지난해 노두식 시인은 시집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것’을 펴냈다.
기다릴 필요도 없이 지극히 낮은 자세로 가면서 또 시집을 간행했다.
사춘기 때 남은 열정을 토해냄이라 할까.
노 시인은 색깔도 분홍빛을 유별 좋아한다. 2018년 간행한 시집도 ‘분홍문신’이다.
김병호 시인은 ‘시를 통해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고민하면서도 인간 회복에 이르는 아름답고 건강한 시 의식을 견지해 오고 있다.’라고 평했으며 김재홍 시인은 ‘그가 여전히 시간의 깊이를 깨달은 시간 여행자로서 대 긍정의 사유를 보여 주는 한 그에게서 아름답고 건강한 시 의식을 발견하는 것은 소당연(所當然)에 가깝다.’고 평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분홍색이 지워지지 않는가 보다.
코로나19로 침잠의 늪에 빠진 시간적 공간속에 스스로를 타이르고 있다.
-(중략) 늙은 쥐똥나무는 앙상한 손을 들어/말없이 토닥여 준다/위안이란 이런 것이다/알아주는 마음이다-(‘쥐똥나무’ 부분)
-충만의 권태일 때/사람의 형상이/잘 썩은 낙엽일 때/ 지상에서는 의미 하나가/지워지고/새것은 미지의 뿌리를 딛고/어둠이 공간에서 솟을 준비를 한다-(‘제로’ 전문)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시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