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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샘 김동환칼럼-한,일 무역전쟁, 환경산업은 안녕하신가

길샘 2019. 7. 22. 22:07

길샘 김동환칼럼-

 

,일 무역전쟁, 환경산업은 안녕하신가

 

 

일본 아베정권은 최근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 소재인 화학물질인 포토레지스트(PR),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폴리이미드(불화PI)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포토레지스트(PR) 및 불화수소(에칭가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패널에 활용되는 플루오린폴리이미드(불화PI)는 일본 제품 의존도가 90%로 세계 시장에서 일본의 점유율이 가장 높은 화학물질 중 하나이다.

2015년 구미불산사고가 난 이후 불산이란 용어가 낯설지 않은 상태에서 불화수소가 반도체의 발목을 잡는다는데에 또 한번 놀라왔고 대기업인 삼성이 그동안 기초 중요 소재인 불화수소제조에 대한 국산화에 왜 소홀해 왔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60여종의 부품으로 결합된 정수기 분야의 경우 가장 까탈스러운 소재는 일본이 강자인 막여과기술이지만 이 기술도 정부와 기업이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으로 노력하여 국산화에 성공 정수기(민간)에는 활용도가 높지만 상수도(지자체) 정수시스템에는 시장 개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 무역을 활발히 하고 있는 국내 중소 환경기업들은 아베정권 입각이후 한국과의 외교적 흐름이 심상치 않음을 대체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그동안 수행하지 않았던 품질조사를 까탈스럽게 조사하거나 일본은행과의 거래도 순탄하지 않다는 점등이 이미 오래전부터 감지되었기 때문이다.(일본은 한국산 제품은 품질조사를 하지 않았지만 부품중에 중국산 부품이 단 1개라도 있으면 반드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마치 미국 트럼프대통령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강경조치이후 관세 25%를 취한 행태와 비슷한 경로로 삼성전자 반도체를 일본 아베는 겨냥했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반감은 일본인들이 한국의 삼성전자에 대한 반감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일본의 중심 기업이었던 전자산업이 한국의 삼성전자에게 그 지위를 박탈당하면서 오는 적개심이나 허탈감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아베정권이 활용하고 있다.

밸브제작에 소요되는 각종 선반이나 기계들이 대부분 일본산으로 이뤄지고 있고 각종 수질분석장비도 일본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인천 수돗물 적수사태 발생시 잠시 오작동을 일으킨 탁도계도 일본 DKK제품이다.

,일간의 무역전쟁을 예고하는 기상흐름을 감지한 수출기업들은 일본 시장을 축소하고 유럽등 여러나라에 분산 수출하는 전략을 세우며 위기대응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기업들의 자생적 조치는 살기위한 기업가의 몸부림이며 동물적 본능에 의한 예지이다.

반도체를 시작으로 총포를 한국으로 겨냥한 일본, 이같은 이상 기류는 아베정권이후 번져가고 있었고 지난해 10월 우리나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을 하므로서 촉발되었다.

대법원은 한일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이 소멸한 것이 아니며 일본 기업의 피해자 배상의무가 있다고 판결한 내용이다.

정부가 당시부터 무역보복에 대한 반한감정을 감지하고 얼마나 공격적 방어전략을 수립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수십년간 친목을 다져온 국회 한,일의원 연맹(회장 강창일국회의원)은 이같은 무역마찰에 대한 어떠한 예고나 국회논의가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 김대중-오부치선언을 맞아 펼친 한일파트너십 제주행사에서 ,일 양국간 새로운 파트너십을 지향한 공동선언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제기된 이후 어떠한 한,일간의 정치적 대화는 없는 듯 하다.

당시 강회장은 역사적 앙금을 해소하고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자는 발언이 전부이다.

난감한 국내 현실속에서 중국에서 상영된 버스 44’의 줄거리가 연상된다.

줄거리는 여성버스운전기사가 산길을 지나가는데 망나니 2명이 여성기사를 성희롱하지만 모든 승객은 침묵하고 있었고 한 중년 남자만이 망나니들을 달래고 야단을 치다가 심하게 얻어맞기까지 한다.

끌려 나갔다 버스에 오른 여성운전기사는 자신을 대변하고 맞섰던 용감한 중년 승객을 버스에서 내리라고 고함을 쳐 결국 중년 남자는 버스에서 쫒겨나고 만다. 그리고 이 버스는 남은 승객들을 태우고 산길을 달리다가 낭떠러지로 추락하여 전원 사망한다. 얻어맞은 육신을 달래며 걸어가던 이 중년 남자가 추락한 버스사고 현장을 목격한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깡패가 소란을 피울때는 침묵했던 수많은 승객들, 운전기사가 막무가내로 중년남성을 버스 밖으로 쫓아 낼 때는 매우 적극적으로 행동했던 승객들에 대한 위기상황에서의 대중적 행동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회고발적 영화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한일무역마찰과 같은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국내 기술개발에 예산을 투입한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대응전략이다.

그동안 정부는 부처별로 신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 왔다.

그러나 이렇게 완성된 제품이 국내,외 시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국산개발품에 대해 시장을 개방해주고 필요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보호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켜 줘야 했다.

그러나 많은 환경산업의 주요 부품들에 대한 국산화 개발은 기업이 도산하게 되는 지름길로 여겨졌고 어렵게 개발했어도 가격경쟁과 실적부족으로 자연스레 도태되고 만 것이 산업환경의 자화상이다.

대기업도 기술개발보다는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공유하고 공존하기 보다는 갑의 위치에서 도용하고 헐값에 매도하여 건강한 국산 기술을 확산시키지 못한 원죄가 있다.

 

노무현 전대통령, 노회찬, 정두언 전의원은 국민에게 무언의 숙제를 던져주고 홀로 떠났지만 중국영화 버스 44’의 여성운전기사는 방관하고 부하뇌동한 승객들과 함께 이승을 하직했다.

 

,일 무역 마찰을 기화로 국산개발과 시장확산을 위한 다각적인 전략수립으로 무너져가는 환경산업에 새로운 청사진은 과연 제대로 그려져 갈까,무더위에 절절매는 한여름밤의 열기가 가시지 않는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