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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샘 김동환의 시세계- 녹색이 그리워 질 때
길샘
2018. 4. 2. 01:30
길샘 김동환의 시세계
녹색이 그리워 질 때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립니다.
살아 갈 날들의 공백은
오로지 녹색으로 메우렵니다
꿈으로 덫칠이라도 하고자 합니다
빈 자리마다 공간을 채우며
허겁지겁 살아온 기억들
너절한 생의 길목에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푸른끼는
어린날들의 앙증맞은 꿈
푸른색으로 환원하기 위해서라도
남아있는 시간은
그저 녹색으로 칠하고자 합니다
바람에 쓰러진 나무등걸
푸른 이끼, 할미꽃도 피어납니다.
개미가 모이고 개미핦기도 찾아옵니다.
복수초,개나리,진달래,산수유
매화에 왕벗꽃
이웃에게도 마냥 번져가는 아카시아 향기
낮은 곳에서도 피어날 줄 아는
왜제비꽃, 하얀민들레
환장하게 꽃들이 모여들어
진종일 푸른잔치를 합니다
꽃씨를 품에 안은 새들은
사랑깃을 저울질하며
알을 품는 동화속 이야기들이
무지개로 펼쳐집니다.
언제 우리 녹색의 뜨락에서
살아본적은 있는지
가물가물 자꾸만 잊혀져 가고
그리워만 하다가 깨어나는 아침.
저무는 시린 겨울햇살에도
가만가만 모여드는 녹색의 얼굴들에게
스마트폰은 꺼 두고
고마움의 편지를 씁니다.
어둠들이 살아가는 그곳에서도
녹색꿈들이 이슬을 머금고 있는
녹색의 텃밭을 가꿔보려 합니다.
발밑에 깔린 풀
나도 녹색을 띄웠노라 벌떡 일어나
한마디 충고를 하는 새아침.
*인천문학/2017년 4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