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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샘 김동환의 [섹스의 미학]--Me Too운동이 던지는 숙제-

길샘 2018. 3. 11. 23:57

길샘 김동환의 [섹스의 미학]

-Me Too운동이 던지는 숙제-



 

독일 출장 시 고위직의 안내로 맴버쉽 술집에서 유럽의 미인들과 술좌석을 가졌다.

우리의 룸싸롱과 비슷하지만 노래방 대신 중앙에 무대가 펼쳐지며 테마가 있는 춤을 관람하며 미인과 담소를 나누는 이색적인 분위기의 술집이다.

경비가 지키고 있는 2개의 문을 통과해야 하고 입구마다 회원증과 얼굴을 대조하고서야 출입이 허가되어 대중적인 술집은 아니다.

뮌헨의 마리엔광장, 세계 최대의 호프집으로 유명한 호프브로이에서 생맥주한잔 마시던 분위기와는 다른 풍경이다.

여인들은 20살에서 30살 이내의 여인들로 대부분 간호원, 교사, 의사, 변호사 등 안정된 직장을 갖고 있는 인텔리 여성들로 국적은 독일 뿐 아니라 유럽의 다양한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다.

놀라운 사실은 손님이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지만 선택받은 여인이 거절하면 다른 여인을 택해야 한다.

술집에서도 손님과 여인이 동등한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것은 평생 처음 맛본 순간이다.

난잡한 성희롱은 할 수 없고 즐겁게 가벼운 스킨십을 하는 모습은 얼마든지 여기 저기 펼쳐진다.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없어 손님들이나 술집여인들은 동양에서 온 작고 까무잡잡한 체격의 우리 일행을 오히려 더 신비롭게 바라보는 모습이다.

용케 내가 선택한 여인은 나를 버리지 않았고 이 술집에서 그녀에게 가장 비싸다는 샴페인 한잔을 선사했다. 그 샴페인 한잔이 그녀에게 지불하는 접대비며 팁이었다.(이곳에서 최고 비싼 술은 양주가 아니라 샴페인이었고 양주는 얼마든지 무료로 먹을 수 있다.)

술집 여인에게도 평등한 지위가 담보되고 짧은 만남이지만 당당히 손님을 거절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왔다.(실제로 일행 중 한명이 여인에게 거부당하기도 했다.)

섹스는 단순하게 몸끼리 만나 말초신경을 자극해 쾌락을 느끼는 감각적 접촉이 아니다. 서로의 마음과 몸과 영혼이 교류되는 소통의 장이다.

말 한마디로도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만, 섹스는 물론 애무, 키스 등 성적인 행위는 상대와의 존중과 마음을 담아가며 부드러우면서도 살갑게 하지 않으면 치욕적이고 분노를 곰씹는 상처로 남겨 질 수 있다.

살아오는 과정에서 성에 대해 너무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았거나, 성적인 학대나 강압적인 성행위로 신체접촉에 두려움이나 강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살을 섞기까지는 상대에 대한 배려를 받아들일 자세가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젊은 날 이렇게 기다리다가 친구에게 빼앗긴 경우도 있고 홀연 여자가 떠난 적도 있지만...)

우리는 동물들의 세계에서 이 같은 자연의 섭리를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성관계에서는 진정한 사랑으로부터 싹튼 섹스를 제외하고는 다분히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욕구의 발산이 결국 미투운동으로 전개되는 사회적 파장으로 요동치게 하고 있다.

왜 이렇게 악의적으로 변질되고 성적모욕이 아무렇지도 않은 남성들만의 특권처럼 굳어졌을까.

1800년대 후반 한국을 찾은 프랑스 선교사 다블뤼 주교는 조선사 입문을 위한 노트를 통해 이렇게 조명하고 있다.

조선의 양반들은 평민에게 가혹한 폭정을 가한다. 돈이 없으면 평민에게서 착취, 약탈, 불법구금을 하고 관리나 수령 등 양반들은 논이나 집을 사고도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조선에서 가장 못된 착취계급은 바로 양반이며 이것이 조선의 관습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지독한 거짓말쟁이인데 그렇다고 해서 악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거짓말을 해놓고 좋아하기 때문에 아무리 조심해도 속아 넘어가고 만다.’라고 조명하고 있다.

미국 선교사 아펜젤러도 조선의 양반들은 아주 비열한 관습을 가지고 있다. 결혼을 한 후 3일 동안은 부인과 살지만 그 후에는 더 이상 같이 살지 않는다. 첩들하고만 살면서도 본부인에게는 정절을 강요한다.

교회에 나오는 여자들을 종종 겁탈하려는 사내들도 있는데 그러면 여자 신도들은 나는 당신의 딸 같은 사람인데 그러지 말라고 하소연 한다.”고 한국의 생활풍속도를 그리고 있다.

조선시대에 딸을 첩으로 보내면 1년 먹을 것이 나오기 때문에 천민들이 딸을 낳으면 1년 농사를 지었다는 인사를 받기도 했다.

중종 25년에는 사대부들이 서로 다른 사람들의 첩을 훔치는 사태가 발생, 이를 엄금한다는 기록도 있어 문란한 사대부들의 당시 풍습을 엿볼 수도 있다.

이 같은 나쁜 과거사의 풍습이 21세기 오늘날에도 여전히 꿈틀대고 있었고 결국 검찰, 정치, 연극, 문학, 영화 등 사회 전반적으로 터져 나왔다.

얼마 있으면 언론계와 종교계에서도 얼마든지 충격적 사실이 터져 나올 사회 전반에 숨겨져 있던 악습이다.

섹스는 상호존중의 미학이며 먹거리와 함께 종족 보존과 더불어 삶에 있어서 희망과 용기 그리고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게 하는 거부할 수 없는 존재적 본연행위이다.

·여 누구나 상대에게서 받아들여지는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하고 그 시간을 지위나 권력의 힘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

성은 오로지 존중되고 혼자만의 만족으로는 결코 성립될 수 없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열매이고 실체이다.

식물은 반드시 꽃을 피우고 향기를 품고 나서야 씨를 영글게 한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김동환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