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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시-김수지 시집 -간신히 석양 무렵-
길샘
2017. 12. 16. 12:07
한편의 시-3
김수지 시집 -간신히 석양 무렵-
토란잎 위에
김수지
간밤
그녀에게 무슨 일이?
부끄러운 원죄같은,그녀의 앳된 매듭 위에
맑고 찬 알 하나 둥글둥글
말랑하게 웃고 있다
우주를 씻어 헤며
먼 길 내려온
씨알 굵은
물알 한 개
하늘
풍덩!
뛰어든다
팽창,팽창
*해에게서 쏟아져 내린 빛이 오전을 통과하면서/분열의 분열을 일으켜 오전과 오후가 잘 섞인/그야말로 붉지도 되지도 않은 ....그런 시들이 덜마른 기억의 부스러기들로 툭툭 털어내고 있다.
어김없이 달을 삼키는 장항아리/초하루부터 그믐까지 꿀꺽꿀꺽/게눈 감추듯 먹어치우곤/이내 배불뚝이로 눌러앉는다 (중략)라는 –보름달-이나, 아무것도 해드릴 게 없는 나는/당신의 눈가에 고인 쓰디쓴 희한/몇 방울 찍어서 글 몇 줄 쓰다가 회한/ 몇 방울 찍어서 글 몇 줄 쓰다가 말다가(중략)의 –병상-에서나, 흐린 마음에 내리는 눈물 같은/달빛/싸륵 싸륵 쏟아지는 비여 (중략)라는 –어머니-라는 시처럼 어머니의 영상은 시편 곳곳에 숨어서 밥알처럼 붙어있다.
그래서 시인은 그동안의 무게는 존재가 되어 쏟아지고 오래 곰삭아서 짜디짠 그래서 더 다디단 맛이 바로 어머니의 눈물 맛임을 입증하듯 수학자의 수치처럼 단어들을 짜 맞추고 있다.(길샘/김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