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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자 시집-파놉티콘/탱자탱자
길샘
2017. 10. 8. 00:26
천선자 시집-파놉티콘
파놉티콘. 26
-탱자탱자
컴퓨터 게임에 중독된 그는
과일 축에도 못 끼는 탱자.못 먹는 탱자다.
시들어 쪼글쪼글한 탱자,무늬만 과일이다.
그의 가시는 마지막 자존심이다.
울타리에는 탱자나무가 최고야.
이십사 시간 집을 지키는 탱자나무 울타리.
탱자라고 하지 마라, 우기지 마라.
이두박근 삼두박근 아직은 탱탱하니까.
새침하게 돌아누운 그녀의 일침, 탱자탱자.
*파놉티콘(Panopticon)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모두'를 뜻하는 'pan'과 '본다'를 뜻하는 'opticon'의 합성어이다. 벤담이 소수의 감시자가 모든 수용자를 자신은 드러내지도 않으면서 감시할 수 있는 감옥으로부터 시작된다.
천선자시인은 감시자가 되기도 하고 감시받는 수용자가 되기도 하면서 시를 이어간다.
찰칵.그의 눈이 깜박할 찰나,/그의 눈 속에 마음의 집을 짓는다/-중략-그의 귀로 듣고.그의가슴으로 느낀다/참으로 따스하고 편한 넓은 세상이 보인다.
파놉티콘.13-카메라 의 일부다.
세상을 명증하게 감시하기도 하고 세상이란 울타리 속에 꼼짝없이 감시 당하고 있는 시인 천선자.
세상이 진화되는 과정을 시인은 빛의 실루엣을 걸치고 미래의 중턱에 앉아 오늘도 누군가를 감시하고 있다. (길샘 김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