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본부에서 막 내리는 한국영본부장
상수도본부에서 막 내리는 한국영본부장
상수도에서 공직마감하는 것은 이례적
공업적인 시스템에 생태,애니기법 도입
오는 6월 말로 공직을 퇴임하는 한국영(58년생)상수도본부장은 역대 본부장중 재임기간이 2년 이상 되고 본부장 퇴임과 함께 공직을 마감하는 유일한 인물이다.(김재종본부장은 1년 근무 후 발족하는 상하수도협회 초대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갔다. 상수도사업본부장으로 재임하던 기간이 공직생
활의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2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 생산 및 공급 전 과정이 국제표준기구의 식품
안전경영시스템인 ISO22000 국제 인증을 획득해 아리수가 세계로부터 안전
한 식품으로 인정받은 게 가장 큰 성과다. 또 친환경 정수장 조성사업으로
산천어, 갈겨니 등 1급수 어종이 사는 생태연못을 아리수정수센터 안에 설치
한 것도 소중한 성과다. 우리 직원들의 공도 크다.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데
노력하기도 했지만 서울시민에게 제대로 된 수돗물 아리수를 생산 공급한다
는 상수도 직원들의 자부심과 책임감, 또 직원들 간의 신뢰 덕분에 상수도
사업본부에서 무탈하게 퇴임할 수 있었다.”라고 소회를 피력한다.
한본부장의 업무 특성에서 또 다른 발견은 무뚝뚝한 상수도 시설물인 음수
대에 애니기법을 도입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애니기법은 과거 서울시에서 서울문화재단 이전의 문화콘텐츠진흥원을 설립
할 당시 책임자로 활동한 경력이 보탬이 되기도 했다. 기계와 공업 시설물에
애니를 도입한 근본 원인은 “보통 식습관은 어릴 때 형성된다. 수돗물을 마
시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수돗물을 스스럼없이
마실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
했다.”라고 말한다. 캐릭터를 활용한 아리수 음수대를 설치하는 것과 함께
음수대 설치를 확대하는 것은 기존질서에 물산업의 도발적 애니기법의 성
공적 도입이다.
음용률 향상을 위한 인식개선 사업도 다양하게 연출됐는데 TV광고,시민평가단운영,음수대설치,지하철 홍보물,언론단체, 사회단체 협업, 홍보인쇄물 제작배포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 중심은 모든 사업이 시민들과 가깝게 다가서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했으며 아리수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대중매체를 통한 아리수 홍보는 허투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또 시민단체와의 협업, 수돗물시민평가단 운영 등은 거버넌스를 구축해 시민들과 직접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 음수대 설치는 시민들이 수돗물을 자연스럽게 마시는 문화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사업들로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하면서 소통의 폭과 깊이를 넓혀야 하고 특히 체험과 경험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상수도요금 현실화에 대해서는 초창기 강력히 추진하던 자세에서 한발 물러서서 인근 지자체에 수돗물을 공급하면서 경영합리화를 실현시키고 유수율 향상과 경영합리화를 통해 상수도요금 현실화도 필요하지만 다른 부분을 통해 경영을 우선적으로 안정시키는 전략으로 선행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랜 경험이 축적되어야 하는 상수도분야의 전문성이 상실되는 점에 대해서는 상수도에서 오랜 기간 동안 전문성을 쌓아온 이들이 인사이동을 하면서 전문성이 조금은 떨어진 감이 있지만 현장에 가보면 자기 전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수돗물을 만드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크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고 한다.이들의 자부심을 계속 지속시키고, 상수도사업본부를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말한다. 재임기간 중에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행복전도사를 자처하며 힘들 때는 직원들끼리 서로 위로해주고, 기쁨도 슬픔도 함께 해주는, 그런 끈끈한 정이 살아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었던 노력이 즐겁고 보람 있었다고 회상한다.
지난 2012년 이후 62개국 83개 도시, 143명의 해외 수도 관계자들이 참가
한 상수도정책연수를 통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우수한 정책을 세계에
전파하는 노력을 했는데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수도사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상수도 본부 조직원들에 대해서는 ‘지금처럼만’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상수도사업본부 직원들과 2년 가까이 지내왔는데 이만큼 자기 일에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는 직원들도 드물었다고 회상한다. 한 마디 더
보태자면 ‘행복해지시라’는 것이다. 일을 하는 것의 본래 목적을 잊지 말고
자신과 가정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었으면 한다는 삶의 행복지수 높
이기의 호흡법도 알려준다.
한본부장은 역대 본부장들을 최초로 한자리에 초대하기도 했다. 이기창,김재종전본부장등 5명만 불참하고 대부분 참석한 자리였다.
역대 본부장을 초대한 것은 이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상수도사업본부가
발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분 한 분이 모두 소중한 분으로 이 분들이
재임 기간 중에 조금씩 조금씩 전진한 덕분에 상수도사업본부가 여러 성과
를 낼 수 있어서 모두가 기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한국영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강원 속초 출신으로 해군사관학교를 졸업 후 유신사무관으로 서울시에 들어와 총무과장, 시장 비서실장, 한강사업본부장, 평생교육기획관 등을 지냈다.
한본부장이 퇴임하게 되면 서울시에는 유신공무원이 단 한명도 남아 있지 않아 유신공무원으로서도 마지막 인물로 조명되어지게 된다.
환경부에서는 방의석 서천생태관 본부장과 동기이기도 하다.
(환경경영신문/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