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 김동환의 시 세계-2024년 학산문학 가을호 <충고>
충고
김동환
뭘 그리 보니
하늘 좀 봐라
고개만 들면
날개를 달아줄 텐데
*참말로 날개가 달려질지는 나도 모른다. 적어도 헨드폰에서 풀려나면 풀린만큼은 어디론가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버스나 지하철안에서 눈을 마주치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고개 숙이고 헨드폰과 눈싸움을 할 뿐이다.
서울역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비둘기 한 마리 헨드폰을 바라다보는 그 사람만 쳐다본다, 훠이 훠이 손짓을 해도 그 사람만 바라본다, 담배 한 개비가 연기로 환생할 때까지 비둘기는 여전히 그 남자에게 꽂혀있다. 한심하다는 듯 째려보며 꾸짓는 듯 하다. 담배 한 개비 다시 물고 천천히 피워대도 비둘기는 여전히 그 사내에게 쏠려있다, 한심한 것인지, 가련한 것인지, 기가 차서인지 비둘기 마음을 읽고 싶다. 비둘기 마음도 내 마음이겠지.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 환경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